이순신장군 고택 부지… 3년전 매입 요청 받고 적극대처 안해

[아산]<속보>=현충사 내 이순신 장군 고택부지 등 10만㎡ 규모의 땅이 경매에 들어갔다는 본보 단독보도<25일자 1면>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문화재청이 현충사 문화재보호구역 내의 사유재산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2006년 당시 이 땅을 소유하고 있던 덕수이씨 종부(宗婦) 최 모(56) 씨 등 3명이 문화재청에 찾아가 땅을 매입해 줄 것을 요청했는데도 문화재청이 적극적인 매입을 추진하지 않았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당시 문화재청이 이 땅을 매입했다면 법원 경매만은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25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종가 며느리 최씨와 현충사 직원이 함께 찾아와 매각할 의사를 밝혀 왔었다”며 “감정평가를 받아 수의계약으로 매입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줬는데 그 후로는 얘기가 없이 흐지부지됐다”고 밝혔다.

또 “종부가 토지를 교환할 수 있느냐”고 물어 왔고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판단해서) 토지를 교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일상적인 상담 수준의 답변만 해준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후 이 충무공의 종가 며느리가 땅 매입 협의를 해오지 않아 이순신 장군 종갓집 소유의 땅 매입이 진척 없이 흐지부지됐다는 것.

이에 이 충무공 종부가 문화재청에 매각 의사를 비쳤는데도 적극적인 매입을 추진하지 않아 결국 경매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초래한 한 원인이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문화재청은 지난 2001년 이후 현충사 문화재보호구역 일대의 토지를 사들이면서도 이순신 고택부지나 묘소 등 중요 문화재가 있는 부지에 대한 매입에 소홀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 2001년 현충사 문화재보호구역 일대 부지 2만2793㎡를 매입한 데 이어 2005년 2만5885㎡, 2006년 1만3582㎡ 등 모두 6만2260㎡의 토지를 사들였으나 문화재 시설이 있는 관련 토지는 매입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 이재왕 회장은 “충무공 후손으로서 안타깝고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종회에서 매입을 하고 싶지만 돈이 없어 현재로선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도에서 매입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매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이찬선·김효숙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