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부여 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등재 모색 학술회의

정재윤 원장
정재윤 원장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회의가 최근 3일간 공주대학교 및 인근 유적 현장에서 개최됐다.

‘백제문화의 세계문화유산적 가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술회의는 고대 동아시아문화의 형성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던 백제의 역할을 재조명함으로써 고대 삼국 가운데 이미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고구려와 신라에 이어 백제 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적 공감대를 시도하였다는 데에 의미를 들 수 있다.

정재윤 공주대 백제문화연구원장은 25일 “이번 학술회의는 관련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한 대규모 학술대회로, 발표와 토론을 마친 뒤 현장 방문을 통해 의견을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데에 보다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며 “아울러 한국, 중국, 일본, 백제라는 주제별 분과를 구성하여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집중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또 백제문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제시함으로써 어느 때보다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이번 국제학술회의의 핵심논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국제학술회의에서논의된 핵심 내용=백제 문화유적지구를 공주·부여로 한정한 것은 경쟁력이 떨어진다. 서울과 익산 지역 등을 포함할 경우 보다 등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진 주체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속도, 방향성 등 여러 면에서 혼선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주·부여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하며, 각 지역도 실정에 맞는 추진을 통해 단계에 따라 여러 가능성있는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보존과 정비에 관한 중단기적 계획이 필요하다. 아스카 문화유적지구의 경우 유적 주변의 집과 간판 등을 완전히 통일하여 추진했다. 일본의 고도보존법을 참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유적지구는 핵심지역과 완충지역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창 고인돌의 경우 완충지대의 설정과 보존이 가장 평가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였다.

홍보와 주민들의 참여는 필수요소이다.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계몽, 계발과 같은 사업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야 한다. 주민들이 이해를 하지 못할 경우 좋은 자원도 추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안 앞바다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이해관계가 있는 신안 우이도 주민들이 반대하여 실패한 적이 있다. 백제문화유적지구의 경우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이해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실패한 사례를 살펴보아 그 요인를 분석하는 것도 등재를 위한 지름길이다. 정토사상을 기조로 하는 문화적 경관을 주제로 한 히라이즈유적의 경우 등재에 실패했는데 이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 비교연구 부족, 추천자산의 범위 모호, 구성자산과 완충지역과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아서 이다. 이것이 왜 실패하였는가 요인을 분석하는 것도 백제문화유적지구의 추진 방향에 도움이 될 것이다.

▲현 시점 및 현장답사 평가

발굴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아직 부족한 단계이다. 하지만 발굴계획과 활용계획을 별도로 추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는 공주·부여 지구가 가지고 있는 역사적 가치를 도출시켜야 하는 것인데 이는 전문 연구자들이 보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안지아야오(安家瑤·중국사회과학원 고고연구소) 연구원은 현장답사에서 전반적으로 백제유적지구는 중국에 비하여 정비가 잘 된 것으로 평가했다.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재 전문가들은 20일부터 이틀 동안 공주와 부여 유적지를 돌며 현장답사했다, 공주 수촌리 유적은 봉분이 원래의 모습인가에 대해 집중 질의하기도 했다. 또한 유물이 현장에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을 모았다. 따라서 전시관을 건립하되 자연친화적인 전시관을 건립하고 더불어 역사적 가치 부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공주 무령왕릉도 복원이 원래의 모습에 준하여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도 집중 질의했다. 무령왕릉의 아치형 천장의 공법은 남조의 전축분과는 전혀 다르며, 백제의 환두대도도 남조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등 독창성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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