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끼함의 대명사인 중화요리에서 기름기 빼고 나면 어떤 맛이 나올까. 그 답이 궁금하다면 정통 중화요리점 신동양대반점(新東陽大飯店)에 한번 들러보자. 대전 전민동 문지초등학교 뒤편 ICU 후문 앞에 위치한 이곳은 화교출신인 주인 내외가 20여년에 걸쳐 운영해온 전통있는 집이다. 칼칼한 삼선짬뽕과 담백하고 개운한 굴짬뽕 등 하루 종일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평일 점심시간에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 홀은 말할것 도 없고 룸의 둥그런 테이블에도 두 팀의 손님들이 사이좋게 나눠 앉아 식사를 하고 있을 정도이니 예약은 필수.

중국 음식점에서 메뉴판을 보면 뭐가 뭔지 몰라 당황하기 일쑤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떤 형식에 의해 메뉴가 분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한자가 병기되어 있으면 더욱 쉽게 파악된다. 우선 각종 요리들을 나열해 보자. 난자완스-탕수육-오향장육과 깐풍기-라조기, 팔보채-유산슬, 깐소새우-해삼전복, 사색냉채-야채관자 등의 요리를 보면 식재료에 의해 분류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요리이름 뒤에 육(肉)이 들어가면 쇠고기 돼지고기류, 기(鷄)가 들어가면 닭고기 요리라 분류하면 된다. 잡품류는 말 그대로 여러가지 재료가 한꺼번에 들어간 요리다. 팔보채는 8가지 진귀한 재료라는 의미로, 새우 오징어 해삼 등의 각종 해물과 죽순 등의 야채를 함께 볶은 것이고, 유산슬(溜三絲)은 돼지고기를 기본으로 해물 야채 등의 3가지 재료를 사용해 만든 요리인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자스민차로 식사준비를 하고 나면 이집의 인기메뉴 팔보누룽지가 등장한다. 누룽지와 국수 튀김에 신선한 해삼과 새우, 버섯, 야채 등을 듬뿍 넣고 전분소스로 버무린 음식이다.일반적인 중화요리와는 다르게 맛과 향이 부담스럽지 않은 것이 먹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담백하고 잔향이 은은하다. 또 누룽지와 튀김국수는 바삭바삭 달콤한 것이 입안가득 특별함을 전해준다.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도 충분. 입맛이 까다롭다고 하는 손님들도 일단 이집 팔보누룽지를 맛보고 나서는 담백하고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탄성을 터뜨리곤 한다.

새콤달콤 절묘한 궁합을 만들어 내는 오향장육도 이집의 자랑. 다섯가지향(五香)이 나게 장(醬)에 조린 돼지고기(肉)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오향의 정체는 회향, 계피, 산초, 정향, 진피다. 기름기가 쏙 빠져 담백하면서도 쫀득쫀득 그 촉촉한 육질과 톡 쏘는 마늘 소스의 독특함, 은은하게 코끝을 자극하는데 향이 일품이다.

이밖에도 달콤하면서도 향긋한 굴과 신선한 통배추가 어우러져내는 맛이 제법인 굴짬뽕은 통통한 굴이 풍부하다. 닭육수와 굴, 배추, 쪽파, 마늘 그리고 고추만을 써서 진한국물을 우려냈다. 또 매콤, 담백함이 일품인 삼선짬뽕은 진하지 않으면서 개운하게 뒷마무리를 해준다. ▲팔보누룽지 4만원 ▲오향장육 2만원 ▲삼선짬뽕 6000원 ▲굴짬뽕 6000원 ▲간짜장 4000원 ▲고추쟁반짜장(2-3인) 1만원 ▲코스요리 가족상 2만원 화목상 3만원 행복상 4만원60석, 가게앞 주차 ☎042(861)2197-8 <글·사진 조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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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자랑)

“맛의 비결이오. 중화요리는 하루 이틀 해서 얻어지는게 아니죠. 무엇보다 불을 제대로 다루어야 그 맛이 납니다.”

왕초진 사장은 100여가지 넘는 모든 메뉴를 맛있게 요리해 낼 수 있다고 자부했다. 50여년동안 서울 복혜원을 거쳐 3대째 요리하고 있는 그는 “매일 신선한 재료를 이용하고 있고 한국사람의 입맛에 맞게 만든다”며 “좋은 음식은 좋은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성에서 나온다는 것을 철칙으로 삼고 있다”고 말햇다. 왕씨는 “언제나 손님들이 믿고 찾을 수 있는 곳, 앞으로도 하루하루 더 발전하는 맛과 서비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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