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 흥망성쇠 담긴 ‘충청 源流’

‘금강 문화관’ 건립은 금강 살리기사업의 본격화를 앞두고 충청권의 정신문화 원형으로서 금강이 지닌 역사성과 시대적 유산을 재조명하고 집대성함으로써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창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기념비적인 사업이다.

금강 문화관 건립의 필요성은 이미 유구한 역사 속에서 입증되고 있다. 금강은 선사시대부터 고대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 및 근·현대를 거치는 동안 역사의 중심 무대로 자리해왔다. 특히 백제와 금강은 흥망성쇠의 역사를 함께 해왔고 금강을 통해 백제는 찬란한 문화를 꽃피울 수 있었다.

문화적으로도 금강은 불교문화와 유교문화 번성의 중심지였고 민속 신앙과 설화, 다양한 생활문화가 생성돼 왔다. 자연환경적인 측면에서도 천연기념물 등 수 많은 포유류와 조류, 어류, 식물군이 삶의 터전을 이루고 있는 생태의 보고다.

그러나 금강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역사 유산의 계승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주로 금강유역을 중심으로 하는 백제문화와 불교, 유교문화 등에 대한 학계의 연구는 이뤄지고 있지만 금강을 총체적으로 조명하는 시도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금강의 역사와 문화는 갈수록 소멸되고 있다. 금강유역에는 각종 설화가 이어져 오고 있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일천하다. 금강유역의 나루터는 매우 가치있는 유산으로 평가되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곳이 허다하다.

최근 충남도와 금강권역의 시·군이 다양한 개발사업과 관광·문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발과 보존이 조화된 금강의 계승,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조정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금강 문화관은 기념관과 전시관의 기능 뿐만 아니라 교육과 체험, 금강 문화재 보존과 금강을 통한 지역 발전 등 종합 연구 기능까지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용의 종합 역사문화관을 지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역사 시대별로 다양한 기획 전시실을 갖추는 한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아카데미 운영 등도 요구된다.

국내에서도 4대 강과 관련된 기념관이니 전시관은 전무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에 청계천 사업을 추진하면서 ‘청계천 문화관’이 건립, 운영되고 있고 경남 창원의 ‘람사르문화관’이나 수자원공사의 ‘물 문화관’ 등이 설치돼 있지만 4대 강에 대한 문화관은 단 한 곳도 없다.

이훈 충남도 역사문화연구원 연구실장은 “이제 금강에 대해 체계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종합센터’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금강을 재발견하고 금강을 중심으로 지역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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