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식장산에는 주말마다 알록달록한 등산복을 차려입은 사람들로 가득하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사람들 뿐 아니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산에 오르려는 등산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맛집을 찾아 나섰다. 식장산 내려오는 길에 있는 `식장산가든`, 세자매가 의좋게 운영하고 있는 집이다. 이 집의 제1 메뉴는 동충한방오리백숙. 오리 고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알칼리성 음식으로 술, 담배의 해독작용을 하며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준다. 또한 예전부터 `날개달린 작은소`라는 이름으로 민간에서 건강, 미용, 성인병 예방 등에 효과가 있어 한방 요리로 소문이 나 있는 음식이다.

동충한방오리백숙은 깨끗하게 손질한 오리에 동충하초, 황기, 당귀, 오가피, 엄나무등 20종의 자연산 약재와 함께 푹 고아낸 진한 육수와 인삼, 대추, 밤 등으로 맛과 영양을 가미한 보양식 중의 보양식, 웰빙의 결정판이다. 우선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약재와 고기에서 우러난 맛으로 간을 맞춰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또한 각종 한약재 때문에 고기가 풀어지지 않고 쫄깃하면서도 고기 사이에 은은한 한약재의 맛과 향이 배어 있다. 끓일수록 진~해지는 국물 한 사발씩 들이키면 온몸에 온기가 확 퍼져드는 느낌. 배 속이 따뜻해지면서 아랫배에서 뜨거운 기운이 점점 척추를 타고 쭉 올라와 마침내는 얼굴까지 `후끈`. 앉은자리에서 약발 제대로 받고 나면 온몸에서 힘이 불끈불끈 솟는 듯 하다. 여기에 쫀득쫀득 찰밥은 그냥 먹어도 맛있고 국물에 말아먹으면 더 맛있다.

오리백숙과 함께 이집에서 놓칠 수 없는 음식이 바로 토종닭도리탕이다. 튼실하게 잘 자란 토종닭에 감자며 야채를 푸짐하게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닭도리탕은 옛날 고향집 어머니가 해주시던 맛 그대로.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고 새콤하면서도 개운한 이 오묘한 맛에 감탄에 또 감탄이다. 재료 자체에서 우러난 그윽하고 진한 국물이 환상적이다. 단순히 매운 것이 아니라 혀끝에서 피어나는 풍성한 맛이 시원하기까지 하다.

주인 김진희씨가 매년 집에서 직접 담근 청국장맛도 일품.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이 고향의 정취를 그대로 느끼게 한다. 도라지 무침, 호박전, 양파절임 등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양념만을 사용해 간을 맞춘 음식들은 먹어도 먹어도 느끼하거나 물리지 않으며 혀에 착착 감긴다. 식구들을 꼭 한 번 데려가고 싶은 곳이다. 주말이면 손두부에 막걸리 한 잔 하러 오는 등산객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드시려면 미리 전화를 하면 좋다. 직접 잡아서 요리를 하기때문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동충한방오리백숙 3만원 ▲토종닭도리탕 3만원 ▲오리훈제 大 3만5000원․中 2만원 ▲청국장 5000원 ▲보리밥+콩비지 4000원 ▲도토리묵 7000원. ☎042(273)5355. <글 조남형 사진 신호철 기자> 100석, 가게앞주차

<우리집 자랑>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맛과 영양이 가장 중요하죠. 이 두 가지가 적절한 조화를 이룬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것이고요.”

식장산가든 김진희 사장은 "항상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 항상 신선하고 정결한 손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제공하기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을 맛있게 드신 후에 가시는 손님들 뒷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해요. 이런 게 다 엄마의 마음이죠”라는 김 사장.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가족으로 대한다는 그녀는 손님상에 일일이 찾아가서 부족한 것은 없는지 수시로 확인한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서 우리네 어머니, 누이의 형상이 떠올랐다. 김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식장산가든을 찾아 편안하고 아늑한 자리에서 여유를 가지고 맛도 즐기고 영양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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