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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의 삶의 젖줄-③ 금강의 자연환경

2009-01-28기사 편집 2009-0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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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년 깎이고 다지며 충청을 지킨 ‘생명의 물길’

첨부사진1눈부신 절경을 자랑하는 천리 비단 물길, 금강에는 139종이나 되는 다양한 종의 어류와 식물들이 살고 있다. <장길문 기자>

천리 비단 물길, 금강(錦江)은 몇 겁(劫)의 긴 시간을 유랑(流浪)하듯 흘러왔다. 곡류(曲流)와 익곡(溺谷, 지반의 침강이나 해면의 상승으로 육지에 바닷물이 침입하여 해안에 생긴 골짜기)의 지형에 여유와 느림의 미학(美學)을 품고 금북정맥과 금남정맥의 침식 계곡을 따라 곳곳에 눈부신 절경을 빚어낸다.

상류는 유곡(幽谷)의 강이다. 가파른 경사의 구불구불한 계곡이 발원지부터 충북 옥천까지 이어지고 이후부터 논산 강경까지는 일직선에 가까운 유로(流路)를 보인다. 강경부터 서해와 만나는 하구언까지는 완만한 경사 속에 넓은 층적평야를 통과한다.

금강 유역의 지질은 46억 년 전부터 5억7000만 년 전인 선(先)캠브리아기의 변성암류로부터 고생대와 중생대의 퇴적암류, 화성암류가 기반암을 이루며 하천 유역을 따라 제4기층이 덮어져 있다. 적어도 수 십억 년간 침식과 퇴적, 범람이 이어지며 오늘의 금강을 만들어 냈다.

전북 무주 구천동계곡과 영동의 양산팔경, 금산의 적벽강, 공주의 청벽, 부여 백마강의 낙화암, 청양의 지천구곡 그리고 금강 하구언과 서천 신성리 갈대밭에 이르기까지 금강은 자연의 오랜 투쟁이 있었다.

금강은 생태의 보고(寶庫)다. 인류 이전부터 다양한 동·식물군이 도도한 천리 물길을 따라 생명의 신비를 잉태하고 번성해왔다.

매우 다양한 종의 어류는 금강이 지닌 생태환경의 가치를 방증한다. 총 139종이나 되는 어류가 물살을 거슬르고 물살에 떠밀리며 살고 있다.(금강의 민물고기, 송영목·송호복 지음, 지성사) 붕어, 뱀장어, 누치, 피라미, 치리, 돌마자, 모래무치, 어름치, 중고기, 참중고기, 몰개, 김몰개, 쉬리, 배가사리, 미호종개, 참종개, 눈동자개, 꺽지, 동사리, 돌고기, 납자루, 꾸구리, 버들치 등은 금강의 대표적인 한국특산어종이다.

최상류에는 갈겨니, 버들치, 쉬리 등이 우세어종으로 나타나고 중상류에는 동사리, 꺽지, 대농갱이가, 중상류에는 피라미, 돌마자가, 하류에는 붕어, 웅어 등이 각각 우세어종이었지만 서식 환경의 악화로 그 개최수가 점점 줄고 있고 멸종 위기에 처한 종도 적지 않다.

금강의 천혜의 서식환경을 지닌 새의 낙원이다. 철새와 텃새 등 총 100여종이 관찰된다. 특히 서천 금강하구언과 금강과 미호천이 합류하는 연기군 합강리는 철새들이 대규모 군락을 이루며 쉬어가는 곳이다.

세계적으로도 보존 가치가 높은 금강하구언의 철새도래지는 해마다 50여만마리의 철새들이 장관을 이룬다. 가창오리, 고니, 청둥오리는 물론 세계적으로 희귀조인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갈매기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연기 합강리도 흰뺨검둥오리, 백로, 해오라기, 황로, 청둥오리, 기러기 등 매우 다양한 철새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다.

이밖에도 금강유역에는 찌르레기, 붉은머리오목눈이, 중대백로, 박새, 왜가리, 꼬마물떼새, 큰고니,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소쩍새, 원앙 등이 개발과 오염의 위협과 맞서며 보금자리를 가꾸고 있다.

금강유역의 포유류는 조류나 어류에 비해 관찰되는 종이 많지 않다. 멧돼지와 노루, 고라니, 오소리, 족제비, 멧토끼, 다람쥐, 고슴도치, 두더쥐 등이 서식한다. 50년대 이전에는 늑대나 여우도 서식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멸종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금강은 다양한 수서 곤충과 식물군의 천국이기도 하다. 잠자리목, 하루살이목, 떡정벌레목, 날도래목, 노린재목, 파리목, 풀잠자리목, 강도래목 등 100여종의 수서 곤충이 흔히 발견된다.

또 금강유역에는 떡버들, 개수양버들, 호랑가시버들, 소사나무, 할미밀방, 꽃황새냉이, 매화말발도리, 주엽나무, 수수꽃다리, 병꽃나무, 벌개미취, 고려엉겅퀴, 뻐꾹나리, 새포아풀, 넓은잎각시붓꽃 등 이름도 생소한 한국특산식물이 수 없이 자생하고 있다.

생명의 보고, 금강은 그러나 신음하고 있다. 개발과 오염으로부터 부방비 상태인, 탁류(濁流)로 전락하고 있다. 하루 폐수 발생량 417㎥, 폐수 배출량 260㎥(2007년 5월 기준)이 금강의 현 주소다. ‘생태가 살아있는 물길’은 충청인에게 부여된 ‘금강 살리기’의 가장 소중한 가치이자 과제다. <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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