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릉을 인공적으로 절단해 무덤으로 만든 백제시대 고분이 최초로 발견됐다.

원광대 마한백제문화연구소(소장 최완규)는 2일 전북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 산 47번지 일원에서 발견된 대형 분구묘(墳丘墓·봉분을 갖춘 무덤) 4기 중 1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릉을 잘라 만드는 방식으로 무덤을 축조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한백제 고분양식의 특이한 사례로 꼽히는 이 봉분은 전체를 인공으로 쌓아올린 것이 아니라 자연 구릉 한쪽 부분을 잘라내 섬처럼 만든 다음, 이 과정에서 나온 흙을 그 위에 두께 2.5m 안팎으로 다시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5세기 중엽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봉분은 1호분에서는 전형적인 백제식 무덤 양식으로 꼽히는 횡혈식석실분이 2곳, 소형 석곽묘(石槨墓) 2기 등 모두 5곳에 이르는 매장시설이 확인됐다.

봉분 중앙에 자리잡은 3호 석실분은 신분이나 지위가 가장 높았던 사람이 묻힌 것으로 추정되며, 그 외 다른 무덤은 그의 가족이나 후손들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또 무덤의 부장품은 대부분 도굴됐으나 3호 석실분 내부에서 무수한 토기 조각과 중국 남조시대 청자 조각이 출되기도 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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