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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두번 울린 진천군 일방 행정

2008-12-24 기사
편집 2008-12-2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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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 하천 정비 잘못해 개인 소유 농지 유실 해놓고 민원 일자 복원 커녕 “하천 낼테니 땅 팔아라” 횡포

“진천군청의 문턱이 이렇게 높은 줄 몰랐습니다. 농민인 내가 농사를 짓기 위해 하천으로 변한 내 땅을 찾겠다는 데 협조는 못할망정 왜 방해를 합니까?”

농민 이모씨(66 · 음성군 삼성면 선정리)가 수해로 유실된 땅을 복구하기 위해 수차례 진천군을 방문해 민원을 제기했지만 담당부서에서 오락가락 행정으로 일관, 반발을 사고 있다.

23일 진천군과 지역주민들에 따르면 광혜원면 무수소 하천이 오래전 홍수로 물길이 바뀌면서 하천과 인접한 이모씨의 농지(구암리 632번지, 면적 1826㎡)가 유실되어 하천으로 변했다. 진천군이 원래 하천이었던 곳에 축대벽과 석축을 잘못 구축한 바람에 장마 때만 되면 이모씨의 농지로 물이 흘러들어 흙이 모두 유실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씨는 수년 동안 자기 땅에 농사도 짓지 못하고 재산권 행사도 못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진천군은 원래 하천이었던 곳에 성토를 하여 인근 주민 3명과 임차 계약을 맺고 농지로 이용하게 하여 세금까지 징수하는 상황이다. 군의 엉터리 행정 때문에 개인 재산인 이씨의 농지가 하천으로 변하고 원래 하천이었던 곳 일부가 농지로 변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또 진천군은 이씨가 농지를 복원해 달라고 민원을 제기하자 소하천 정비사업비로 지난 6월 추경 1억5000만원을 확보했지만 이마저 표류하고 있다. 하천부지(농지)를 임차한 사람들이 반대해 복구사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

이모씨가 처음 민원을 제기했을 때 진천군이 농지복구이행 도면을 제출토록 요구해, 수백만 원을 주고 측량과 설계 도면을 그려 제출했지만 이 서류도 반려됐다.

한 술 더 떠 진천군은 소하천 정비 사업으로 하천을 25m로 넓히면 이씨의 농지가 모두 들어간다며, 땅을 팔고 돈을 받으라는 안내문까지 보내왔다.

땅 주인 이씨는 “진천군이 옹벽을 잘못 설치해 내 농지가 황폐화된 것도 억울한 데 하천부지(현재는 농지)를 인근 주민에게 임대로 주고 원래 농지였던 내 땅으로 하천을 내겠다는 것은 행정의 횡포”라며 “하천복구를 위한 예산 편성했다가 민원을 이유로 그만두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정부 예산으로 정비 사업을 못해주면 내 돈을 들여서라도 농지를 원상복구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씨는 “진천군이 옹벽을 잘못 설치해 농지가 황폐화된 것과 관련 손해 배상을 청구하겠다”며 “나처럼 힘없는 농민들이 이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법당국에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현재 하천부지를 임대해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대화를 해보겠다”며 “이들 농민이 계속 반대하면 복구사업 자체를 재검토해 다른 방안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가 진천군에 내용증명 등을 수차례 보냈으나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뤄온 것으로 알려졌다.<진천=오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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