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진관/ 김정현 지음

10년 전 소설 ‘아버지’로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던 작가 김정현이 장편소설 ‘고향사진관’을 출간했다. 새 소설 고향사진관은 소백산 자락에 있는 경북 영주시에서 실제로 고향사진관이라는 간판을 가진 사진관을 운영하다 암으로 운명한 작가의 친구 서용준의 이야기이다. 즉 새 소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의 친구이자 2남3녀 중 장남인 용준은 군대에서 제대 직전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아버지가 운영하던 예식장업을 물려받는다. 그리고 사진관으로 직업을 바꾼 다음 17년간 말이 없는 아버지를 모신다. 남들은 아버지가 사업체를 물려줬으니 좋겠다고 말하지만 자신의 꿈을 접고 사업과 형제들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아무런 감각없이 말라만 간다. 주변에서는 칭찬이 자자하지만 외롭고 숨막히도록 갑갑증을 느끼는 용준은 술로 잠을 청하고.

‘난 나이가 들어가는데 아버지는 그대로이신 거야. 보기 좋더라. 그런데 문득, 어쩌면 아버진 내가 당신만큼 나이 들기를 기다리고 계신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당신 나이를 쫓아가면 그때 나란히 걷자고 말이다. 그래서 열심히 나이를 먹었지.’

10년만에 다시 어렵고 힘들다는 시대, 각박한 현실 속에서 아버지와의 관계 및 가족애는 어떤 것인지, 바람직한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케 하는 소설이다. 김정현 지음. 은행나무. 1만원. <류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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