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규격 축구장 규모 2곳… 명문 기와도 나와

대전 유성구 상대동에서 고려시대 대저택으로 추정되는 초대형 유적이 발견됐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백강문화재연구원(원장 서오선)은 8일 한국토지공사가 대전 서남부지구택지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유성구 상대동 65-9번지를 발굴 조사한 결과 담 안으로 각종 건물이 들어선 대규모 시설 2곳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적은 동서 44m, 남북 71m에 이르는 또 하나의 담(너비 2.1m)을 두른 대형시설물로 이는 축구장 국제규격과 비슷한 규모이다.

강태정 연구원은 “사찰이나 관청(관아)일 가능성을 염두했었지만 그러한 근거가 부족했고 지금으로서는 고려시대 귀족의 대규모 저택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유적에서는 ‘전창정○○’(前倉正○○), ‘전부호장○○’(前副戶長○○), ‘대장승○○’(大匠僧○○) 같은 글자가 적힌 명문 기와들이 출토됐다.

박태우 연구실장은 “이런 명문 기와에 대한 추후 자세한 분석이 있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건물을 짓는데 소요된 기와를 공급하거나, 건축을 관리 감독한 사람들의 이름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구 외곽 담 안팎에서는 와당을 포함한 무수한 기와가 발견됐고 출토 양상으로 보아 나중에 담이나 건물 등에 교체용 기와로 사용하기 위해 보관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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