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불안의 여파로 취업을 해야 할 사람들이 놀고 있다. 고용이 계속 악화돼 아예 일자리 찾기를 포기한 구직 단념자도 35%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고용을 창출해야 할 경제인의 한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주변의 모든 환경이 10년 전 외환위기 시절보다 더욱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때는 벤처 붐이 있어서 취업해야 할 사람들이 고용 갈증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가 있었다. 10년 전 그들은 어쩌면 불행 중 다행스러운 청년들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상황은 악화된 국제 경제적 여건과 맞물리며 청년들의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졸자가 사회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금의 인력풍년, 인력흉년의 극단적인 현상은 과거부터 그들의 선배나 학교에서, 가정에서 직업에 대한 편견을 보여줌으로써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공기업, 대기업은 그야말로 지원자가 풍년이고, 중소기업 특히 지방의 중소기업은 더더욱 인력흉년에 시달리는 현상이다.

또한 고학력 여성 인력이 증가하고 있고, 남성보다는 여성의 취업문이 좁아 실업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며 구직기간 또한 장기화되고 있다.

소득이 없어 소비를 못 하는 실업률이 증가할 때 자살, 정신문제, 범죄 등 사회문제도 증가한다는 통계가 있다. 결국 실업률을 조금이라도 낮추는 것은 소비 증가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사회적인 문제도 예방하고, 또한 우리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실업의 고통에서 해방케 하는 수많은 파급 효과가 있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기업들이 시설투자를 확대해 고용을 창출한다 해도 직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의 변화 없이 청년실업이 해결될까 의문이다.

정부도 고용창출, 직업훈련, 청년 창업지원 등 다양한 정책과 지원책 등을 내놓고 있지만 쉽게 해결되지 못하고 오히려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다.

미국식 탄력적 고용, 일본식 평생고용의 틈새에서 우리나라에 맞는 고용구조가 아직 토착화되지 못해 우리의 청년들도 고용에 대한 가치관이 부족하고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편한 일, 공장보다는 사무실, 적은 근로 시간 등만을 고려하는 청년들의 편견과 취업에 대한 의식 변화, 직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온다면 지금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취업 문제는 다소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취업정보지나 취업사이트를 보면 구인, 구직 정보의 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구인자의 선택도 중요하지만 구직자의 선택이 더욱 중요한 시기인 것 같다.

직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바꾸고 자기의 전공, 경력, 특기 등과 맞는다면 중소기업이나 공장이라 할지라도 성공의 길이 있다는 신념을 가져야 한다.

젊은 시절 입사해 스스로를 끊임없이 계발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늦추지 않는다면 아름다운 직장과 아름다운 장년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

<대덕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최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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