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광화문 권역에서 임진왜란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터가 발견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8일 지난 4월부터 ‘경복궁 광화문 및 기타권역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광화문과 흥례문(광화문과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 사이에 있는 문) 사이 일부 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임진왜란 이전 건물터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이 건물터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전하는 조선 전기 동·서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으로 추정됨에 따라 조선 전기 경복궁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물터는 가로 11.2m 세로 50m로 정면 12칸, 측면 3칸의 동서 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초석과 기단 등 건물의 기초가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건물터의 토층에서는 조선 전기에 사용된 분청사기나 대나무마디굽의 백자편이 출토된 점에 비춰 임진왜란 이전에 만들어졌다가 임진왜란 전후에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조선왕조실록에 ‘홍례문(흥례문의 옛 이름) 동·서랑을 의정부·육조와 명사(名司)가 분합(分合)하여 팔직방(八直方)과 대조(待朝)하는 처소로 정한다’는 건물터의 용도를 규명하는 내용이 기록된 점도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광화문 일대의 용성문, 협생문, 광화문 동편 궁장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임진왜란 이전의 선대 건물지가 확인돼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조선 전기 경복궁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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