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일제의 창씨개명을 집단으로 거부했던 충북 보은군 산외면 산대 2리(일명 신개울 마을)에 항일투쟁사를 소개하는 이야기 길과 전시관 등이 들어선다.

보은군은 오는 2011년까지 이 마을에 국비 등 50억원을 투입하는 농업·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의 하나로 창씨개명 집단거부 투쟁사를 담은 이야기 길을 만든다고 16일 밝혔다.

마을 어귀 500여m 구간의 황톳길에 일제의 창씨개명 실상과 집단거부 과정, 주민 수난사 등을 담은 기념비 10여 개를 세워 창씨개명 투쟁사를 기린다는 계획이다.

길 끝에는 60㎡ 안팎의 아담한 전시관도 함께 지어 창씨개명 관련 사료를 전시할 예정이다.

문화류씨 집성촌인 이 마을은 1940년 창씨개명을 집단거부해 일제로부터 극심한 탄압을 받은 것으로 전해오고 있으며, 마을 주민이 포함된 보은 산외초등학교 17회 졸업생(1945년 졸업) 27명은 2005년 일본이름으로 기록된 학적부를 한글로 바꾼 명예졸업증서를 60년 만에 다시 받아 화제가 됐었다.

군 관계자는 “농촌체험객들에게 창씨개명 투쟁사 등을 알리려고 이야기 길을 구상했다”며 “체험객들이 황톳길을 거닐면서 기념비를 읽을 수 있도록 투쟁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새겨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을 항일 투쟁사 발굴에 힘써 온 류흥렬(77·청주시 상당구 금천동) 씨는 “산대 2리는 일제의 억압과 강요에도 18가구의 주민들이 집단으로 창씨개명을 거부한 역사의 현장”이라며 “상징거리와 전시관 등이 하루빨리 건립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교육장으로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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