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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정부´와 ´견습 정부´

2008-07-31기사 편집 2008-07-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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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최대 실패 요인은 아마추어들의 무능이다.” 한나라당은 참여정부 5년 내내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신랄히 공격했다. “자신들 만의 폐쇄된 사고방식과 편향된 인사와 정책으로 균형감각을 상실해 나라를 뒷걸음질하게 했다”고 혹평했다. 그러고는 ‘잃어버린 5년’이라고 했다. 굳이 한나라당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노무현 정부 5년은 좋은 점수를 받을 만한 성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지난 2월 한 경제신문과 동아시아연구원이 경제·경영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 평가 결과만 봐도 평균 36점으로 낙제점이다.

이런 평가를 의식한 듯 노 전 대통령은 얼마 전 수난을 당한 386들에게 미안하다는 글을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한때는 너도나도 386이라 자처할 만큼 퍽 자랑스럽게 쓰이던 이름이었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부터 모두가 기피하는 이름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386세대가 실세가 돼 권력을 농단하는 아마추어 철부지 개혁가들로 몰렸고, 잘난 척하는 얼치기 정치인으로 몰렸지만 아직도 그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판에 대한 거부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5년간 끝없는 공격으로 ‘아마추어’를 참여정부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달리 말하면 자신들은 최고의 ‘프로’라고 자부하는 것이었다. 집권을 하면 정책 오류나 집행의 미숙함이 없이 매끄럽게 국정을 운영할 자신이 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베스트 오브 베스트’로 출발한 새 정부는 시작부터 덜컹거렸다. 경제가 휘청거리고 남북관계는 해빙의 기미가 없으며 외교의 난맥상은 언급하기 부끄러울 정도다. 정권 초기의 시행착오로 보기에는 너무 미숙하다. 아마추어 정권이라고 비꼬던 ‘프로’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히려 참여정부 초기와 닮은꼴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본 프리랜서 기자인 우에스기 다카시는 아베 정권과 관련 ‘아마추어 정부의 몰락’이라는 책을 썼다. 그는 책에서 아베 총리 입각에서 퇴진에 이르는 1년을 정밀 취재, 그 몰락과정의 원인을 분석했다. 아베 정권은 출범할 때만 해도 지지율이 70%나 됐다. 그러나 취임 3개월 만에 스캔들로 사임하는 각료가 나왔다. 총리가 공무원 조직에 의해 따돌림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생겼다. 그러다 보니 영(令)이 서지를 않는 지경에 이르렀고 민심도 점차 등을 돌렸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을 효과적으로 장악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리더십도 보여주지 못하다가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자 1년 만에 물러났다. 우에스기 기자는 이런 아베의 단명 원인을 아마추어 측근정치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 책에 대한 해석을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편에서는 아베의 몰락은 노무현 정부와 닮은꼴이라고 한다. 실리보다 명분에 치우치고 이상에 매몰된 진보 정권의 아마추어리즘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쪽에서는 정권 초기 정책실패에 따른 국정 난맥상이 불러온 결과로 이명박 정부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현 정부의 국정운영은 시간이 갈수록 안정을 되찾으며 자리를 잡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잇단 실책으로 통제력을 상실했다. 정치, 경제, 남북, 외교 등 전반에 걸쳐 차례대로 사고가 나는데 수습은커녕 오히려 꼬이게 만들고 있다. 이러다 보니 ‘참여정부가 아마추어 정부라면 현 정부는 견습정부’라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결국 모든 원인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로 모아진다. 촛불민심에 놀라 정책노선이 혼돈을 빚기 시작하더니 모든 게 어긋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국정이 왜 이렇게까지 혼란스러워졌는지 이유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더 이상 혼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 종합적인 처방전을 내놓을 때다.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이 대통령의 구상이 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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