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열 발생 서산마애삼존불 향후 보존 대책

머리부분 균열 모습
머리부분 균열 모습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는, 넉넉한 백제인의 미소로 대표되는 서산 마애삼존불. 국보 84호로 지정된 이 여래입상은 해의 위치에 따라 웃는 모습이 시시각각 변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서산 마애삼존불은 백제 말기인 6세기 말-7세기초에 조각된 것으로 백제문화 자존심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런 석불이 1500여 년의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풍화작용으로 인한 균열이 생겨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서산 마애석불의 보존 대책과 충남지역 마애불상의 현황은 어떤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서산마애삼존불상은?

흔히 ‘백제의 미소’로 널리 알려진 이 마애불은 암벽을 조금 파고 들어가 불상을 조각한 마애석불 형식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연꽃잎을 새긴 대좌(臺座) 위에 서 있는 여래입상은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 살구씨 모양의 눈, 얕고 평평한 코, 미소를 띤 입 등을 표현했다. 전체 얼굴 윤곽이 둥글고 풍만해 백제 불상 특유의 자비로운 인상을 보여준다. 묵직하면서 당당한 체구, 보살상의 세련된 조형 감각, 쾌활한 인상 등에서 당시 백제 불교문화와 조각기술이 그대로 담겨 있다.

특히 삼존불이 위치한 곳은 백제 때 중국으로 통하는 교통로의 중심지인 태안반도에서 부여로 가는 길목에 해당한다. 때문에 이 마애불은 당시의 활발했던 중국과의 문화교류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균열상태 및 향후대책

4일 문화재청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에 위치한 마애삼존불상의 세척 및 보존처리 공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균열을 발견됐다. 현재 머리 부분에 폭 0.5㎜, 길이 5-6㎝정도의 균열이 육안으로도 관측되고 있다. 머리 부분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곳에서도 미세한 균열을 찾아볼 수 있다. 또 암반 사면의 습기 등으로 암석 표면이 변질됐고, 상부 좌측과 아래쪽 등이 황갈색에서 적갈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때문에 균열이 더 벌어지지 않도록 경화 합성수지 원액을 틈 사이로 주입하는 작업을 했다.

서산시청 문화재계 담당자는 “불상의 균열은 최근 발생한 것이 아니라 바위에 불상이 새겨진 1000여 년 전부터 계속된 것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어쩔 수 없이 나타난 것”이라며 “1차적으로 표면 백화 제거와 기록보존을 위한 3차원 촬영은 마무리했고, 올해 안에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균열 부분에 대한 보존처리를 끝내겠다”고 말했다.

▲충남지역 타 석불의 보존은?

서산마애삼존불 균열을 계기로 충남의 다른 석불도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충남의 비슷한 형태의 석불들 역시 1000년 이상의 세월 동안 외부환경에 노출돼 있는 상태로 균열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배재할 수 없다는 것.

문화재청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진 석불들 역시 자연적인 풍화작용으로 안전하지 못한 상태일 수도 있다”며 “다른 석불도 세척 및 보존처리를 통해 진행을 막고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보존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척 및 보존처리는 석조문화재를 관리하고 있는 시·군에서 문화재청으로 이에 관한 신청을 하고 문화재위원회의를 거쳐 그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여기에 대부분의 석불은 외부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관람객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석불을 만지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일부는 훼손되는 사례가 종종 보고되기도 한다.

현재 충남 지역의 석불은 태안 마애삼존불(국보 307호)을 비롯, 예산 화전리 사면석불(보물 794호), 천안 삼태리 마애불(보물 407호), 홍성 신경리 마애석불(보물 355 호) 등이 있다. 이 석불들 역시 세척 등 보존처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여서 보존 대책이 절실하다. <김효숙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서산 마애삼존불
서산 마애삼존불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