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풍명월의 고장 ´제천´

베론성지
베론성지
월악산과 금수산, 감악산, 구학산, 비봉산, 용두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싼 내륙의 바다 청풍호. 산 좋고 물 좋아 한 폭의 동양화가 거대한 화폭에 담긴 모습이다. 눈부신 호수와 시원한 강바람, 초여름의 푸르름이 가득 배인 제천은 발길이 닿는 순간 탄성이 절로 나오고 저절로 기분이 차분히 가라앉는다. 혼자서 한가롭게 산책을 즐겨도 좋고 가족과 함께 가벼운 나들이를 계획해도 좋다. 시원한 바람이 불고 밝은 달빛이 비춘다(청풍명월)는 이곳은 그 단아하고 여유있는 자태로 모든 이들을 반겨준다.

주변이 모두 절경이라 느긋이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이곳보다 좋은 곳이 없을 듯하다. 남제천 IC 출구 쪽인 금성면에서 옥순대교로 이어지는 청풍호 드라이브 코스는 호수를 따라 굽이굽이 이어지면서 절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TV드라마 ‘태조왕건’을 찍었던 수상 촬영지, 청풍랜드, 청풍문화재단지 등 볼거리가 속속 등장한다.

금성면을 지나 청풍호가 모습을 보이면 곧바로 금강산 1만2000봉을 닮은 금월봉이 자태를 드러낸다. 금월봉은 날카로운 칼봉우리가 첩첩인데다 기암괴석을 배경으로 청풍호를 품으면서 금수산을 등지고 있어 최고의 명당이라고 한다.

금월봉을 지나면 태조왕건 수상 촬영장이 나타난다. 3만9600여㎡의 부지에 수군 관아 4동, 초가 20동, 망루 2동, 선착장, 선박 4척 등 고려 개성의 예성강 벽란도 포구를 재현해 이곳의 명물이 됐다.

초가 안에는 가재도구까지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 놓은데다 오색 깃발을 휘발리는 군선이 정박해 있어 고려의 기상을 느끼기에도 좋은 곳이다.

청풍 리조트를 지나 곧바로 우회전 하면 다양한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는 청풍랜드가 위치해 있다.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수상 경비행기 등은 물론 번지점프와 인공암벽까지 즐길 수 있다. 시간대를 맞춰 가면 높이 162m나 치솟아 오르는 수경분수를 볼 수 있다.

청풍랜드에서 나오면 호수 위로 높게 놓여 있는 청풍교가 나온다. 다리를 건너면 청풍 문화재단지와 청풍 나루가 있다. 청주댐 건설로 수몰지역에 있던 문화재와 민가를 옮겨 놓은 청풍 문화재단지는 한벽루(보물 제528호)와 석조여래입상(보물제546호)은 물론 금남루, 팔영루, 응청각, 금병헌, 청풍향교와 같은 민속가옥 등 1600여 점의 문화재가 모여 있어 선조들의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 이곳의 망월루에 오르면 청풍호반이 한눈이 들어온다.

이곳 아래에 위치한 청풍나루에서 청풍호 수상여행의 백미인 장회나루까지의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유람선은 130리 뱃길을 딸라 단양팔경 중 구담봉과 옥순봉 앞을 지나 신단양 나루, 장회나루, 월악나루, 충주나루 등 모두 5곳을 순회한다. 비가 온 뒤 솟아나는 옷빛 대나무순을 닮은 옥순봉과 부챗살처럼 드리워진 바위능선에 기암절벽이 있는 구담봉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절경이다.

뱃놀이를 즐겼다면 다시 길을 떠나보자. 청풍교를 다시 던너와 굽이진 길로 향하다가 ES 리조트를 지나 금수산 얼음골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하면 정방사가 나온다. 정방사는 작은 사찰이지만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던쳐 꽂힌 곳에 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천년고찰이다. 이곳에서 내려다 보면 청풍호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이 덥다면 계곡 옆에 잠시 주차를 하고 얼름처럼 차다고 해 붙혀진 얼음골에 발을 담궈 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 코스는 옥순대교이다. 도로변 곳곳에 벤치가 놓여져 있어 여유있게 청풍홀를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호반에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을 바라보며 하루종일 호사를 해 피로해진 눈을 풀어주자.

제천은 볼거리 못지 않게 먹거리도 유명하다. 차령산맥과 소백산맥 중간에 위치해 오염되지 않은 자연에서 생산된 싱싱한 먹거리가 많다. 특히 한액재를 넣은 칡닭요리, 약초 순대, 황기에서 추출한 액으로 반죽한 황기국수 등은 한번쯤 맛봐야 할 제천의 토속음식이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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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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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강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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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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