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기반 붕괴 연쇄도산 위기감 증폭

<속보>=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발표된 지 일주일이 지나면서 충남지역 산지 소값의 급락과 거래 위축 등의 부작용이 확산되고 있다. <본보 21·22·23·24일자 보도>

불과 일주일 만에 20만-30만원씩 가격이 떨어지면서 지역 한우농가들은 “한우 사육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며 정부의 즉각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격분한 지역 한우인들은 24일 대거 상경 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최근 산지 한우가격 동향의 추이는 지속적인 급락세를 예고하고 있다.

이날 홍성 광천 우시장에서 거래된 암소 한우(600kg) 가격은 평균 446만6400원으로 지난 14일의 475만9200원에 비해 6.2%(29만2800원)나 하락했다.

수소도 평균 350만4600원에 거래돼 10일 전(399만6600원)보다 무려 12.3%(49만2000원)가 급락했다.

거래량도 뚝 떨어졌다.

암소의 경우 이날 133마리가 반입돼 108마리가 매매됐으며 이는 10일 전에 비해 각각 30.7%, 34.9%가 급감한 것이다. 수소도 반입량과 거래량이 152마리에서 104마리, 121마리에서 88마리로 각각 31.6%, 27.3%가 줄었다.

예산의 경우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 18일 한우 암소(600kg)의 경우 472만6000원에 거래가가 형성됐으나 쇠고기 수급 동향과 관계없이 축산농가들의 방매 현상이 일어나면서 21일에는 450만원선마저 붕괴된 449만8000만원에 거래됐다.

한우 암송아지도 22일 현재 171만5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3만원에 비해 26.4%(61만5000원)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 농가들은 소를 내다팔기 위해 위해 우시장을 찾았다가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이모씨(48)는 “가격도 많이 내린데다 거래도 여의치 않아 끌고 나갔던 소를 다시 농장으로 넣었다”며 “가뜩이나 떨어진 소값에다 매매조차 안되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우 농가들은 사육 기반 붕괴에 따른 연쇄 도산의 위기감을 호소하고 있다.

홍성의 김모씨(45)는 “전문 축산농가 보다 대여섯 마리의 소를 키우며 농사를 짓는 겸업 농가가 많은 지역 상황에서 소값 폭락은 전체 농정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며 “정부는 미온적인 대책 만으로 농가를 설득하려 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우 농가들의 반발은 물리적인 투쟁으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이날 오후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열린 ‘쇠고기 협상 무효화 한우인 총궐기대회’에는 충남지역에서 800여명의 한우인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 개방은 미국 압력에 굴복한 굴욕 협상”이라며 “정부는 수입을 전면 중단하고 협상 전면 무효화를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김영길 한우협회 충남도협의회장은 “이대로 가면 한우 산업의 붕괴는 시간 문제”라며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지속적인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본사·지방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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