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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개혁 이번엔 해낼까

2008-04-17기사 편집 2008-04-1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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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기념품으로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전 직원들에게 제공하고, 실적은 나빠졌는데 임금을 올리고 퇴직금도 더 주고, 무분별한 확장경영을 하며 본래의 취지와는 상관없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퇴직인력을 재고용하는 등 ‘눈 가리고 아웅’식의 인력조정, 고액 연봉과 안정성 덕분에 '신이 내린 직장'. 공기업하면 떠오르는 부정적인 이미지다. 민간이 참여하기 어려운 영역에서 정부 주도로 대민 서비스를 확대하는 본래의 역할에 충실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있을 만한데 들어보기가 힘들다.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문제점은 갈수록 그 정도가 심해져 언제까지 알면서도 그냥 둘 수 없지 않느냐는 여론이 형성된 지 오래다.

공기업 개혁은 어제 오늘 거론된 것이 아니다. 역대 정권마다 한 번씩 호기 있게 들먹였다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다. 총선이 끝나면서 정부가 서서히 공기업에 대한 개혁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공부문 우선 개혁론’에 따라 조만간 공기업 최고경영자와 공공기관 기관장 305명중 200여명을 교체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총선직후 산업은행 총재를 비롯해 공기업 사장들의 줄사퇴가 이어지고 있는 것도 그 맥락이다. 그러나 아직 공기업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야기가 없다. 6월께 구체적 방안이 나오면 하반기부터 강도높은 민영화를 추진하는데 대상 기업은 20여개에 이를 것이라는 얘기만 들릴 뿐이다.

정부가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추진하는 만큼 이번에는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지난 정부들도 한결같이 구조조정을 약속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을 놓아 부실을 더 키웠다. 오히려 선거에 도와준 사람들을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기에 급급했다. 서슬이 시퍼런 정권초기 칼을 대고 강력하게 밀어붙였어야 했지만 모두가 구호로만 그쳤다.

일본의 고이즈미 전 총리는 ‘공공개혁의 상징’으로 불린다. 고이즈미는 집권초기에 공공부문의 개혁을 추진했다. 맨 먼저 우정성의 민영화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일본우정공사는 민간으로부터 엄청난 돈을 흡수해 민간의 경제활동을 저해하면서 방만한 경영을 하는 ‘반드시 손봐야 할 대표적인 공기업’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알면서도 개혁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공사 구성원들은 공무원에서 민간인으로 신분이 바뀌는데 거부감을 가졌고 정부 관료들도 기득권을 빼앗기는 민영화에 강력히 반발했다. 또 이들과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의원들까지 안된다고 했다. 우정성의 민영화 관련 법안이 여당인 자민당의원까지 가세해 부결되자 고이즈미는 중의원 해산이라는 정치생명을 건 초강수를 두었고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에 힘입어 민영화를 관철시켰다.

공기업 민영화는 시대적 흐름이다. 주인이 없어 책임의식이 희박할 뿐 더러 경쟁 무풍지대에 안주하면서 일삼아 온 방만한 경영에 경쟁이라는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관료와 공기업 구성원들의 반발에 굴하지 않고 소신 있게 밀어붙여야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공기업 수장 인사에서 ‘낙하산’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야 한다. 대선 총선을 거치면서 신세를 갚아야 할 사람들도 많겠지만 이 정권부터는 ‘손해’를 감수하고 공기업 인사에서 ‘보은’이나‘낙하산’과는 영원히 결별하는 새로운 관행을 세워야 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있을 공기업 수장 교체는 민영화를 대비하는 인사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민간기업 CEO를 능가하는 전문가들로 물갈이가 돼야 한다. 과거 대통령의 코드가 떠난 자리에 새로운 코드가 채워져서는 안된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마구 들여보내 방만한 경영과 비효율이 되풀이되는 일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공기업이 더 이상 ‘신이 내린 직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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