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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발전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2008-04-02기사 편집 2008-04-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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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찰스 영국 황태자와 다이애나의 둘째아들이며 왕위계승 서열 3위인 해리(해리 윈저) 왕자가 아프가니스탄 교전지역에서 병영 생활을 했다는 보도는 세계인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영국 왕실은 해리 왕자는 물론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 이하 모든 왕자들이 군인으로 복무하는 것을 전통으로 여기며 형식적인 복무가 아닌 위험한 전장을 다녀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은 루스벨트 대통령 네 아들의 1차대전 참전과 막내의 전사 그리고 2차대전 시 노르망디 작전에서의 장남인 테드 2세의 활약은 많은 미국사람들에게 회자되어 내려온다.

이명박 정부의 장관들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부동산투기가 문제가 되어 강부자 내각이란 신조어가 나타나 회자되고 있다. 불과 6년 전의 대선에서의 중요 사항이었던 병역문제는 이제는 묻혀 버렸고, 외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자식이 군대를 못 간 것이었고, 자식들의 한국국적포기가 마치 글로벌 사고인 양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상당히 실망했다.

물론 개개인의 능력을 보면 안타까운 점도 있다. 개인 흠집을 위한 마녀사냥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선진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 oblige)가 부럽게 느껴지는 것도 우리 사회의 지도층의 책임 불감증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우리 동양과는 다른 서양식의 사고인가? 그렇지 않다. 이웃 일본이 선진국 대열에 서 있는 것은 지도층의 책무와 책임이 강하기 때문이다. 일본인들의 지도층 책무에 가장 대표적으로 등장하는 사람이 노기 마레스케(乃木希典) 대장이다.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여순의 대련전투에서 6만5000명을 전사시키고도 국민과 일본 메이지 천황이 그를 용서한 이유는 노기의 두 아들도 이 전투에서 전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전사시킨 책임으로 할복하려다 메이지 천황의 ‘내 생전에는 할복할 수 없다’는 명령에 따라 참고 나중에 메이지 천황이 죽자 장례식날 노기는 할복했다.

일본에서는 오래 사는 것에 대해 축하는 하지만 존경은 하지 않는 것처럼 부귀영화도 축하는 하지만 존경은 하지 않는다. 일본에는 무사정신이 있기 때문이라면 우리의 선비정신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인재를 썩히는 곳으로서의 군대로 인식된다 할지라도 지도층이 가장 먼저 솔선수범하여 국적을 변경하거나, 병역면제를 정당화할 때 국가의 균열이 생긴다. 지도층의 책무의 첫걸음은 평소에는 엄격한 규율로 의무를 다하다 국가위기 시에는 먼저 뛰어듦으로써 일반인들이 존경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조그만 이탈리아 반도의 로마가 대제국으로 발전할 때, 당시의 귀족들은 평민보다 항상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전쟁이 나면 평민보다도 항상 먼저 앞장섰다. 로마제국, 영국, 미국, 그리고 일본이 세계적 대국으로 발전한 이유는 국력이 강하고 군대가 강해서가 아니라 바로 고위층이 국가위기에 솔선수범하여 책임과 책무를 다하는 높은 도덕의식에 있었다. 세계 제일의 부자이면서 세계 제일의 기부금을 낸 빌 게이츠는 상속세 폐지를 반대하여 세계인에게 감명을 주었다.

특히 사회지도층과 그 자손들의 병역면제율, 사회지도층의 투기와 탈세, 상속세 폐지는 그만두더라도 부의 대물림을 위해 2세에의 편법승계, 차명계좌로 인한 탈세는 우리 사회를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알려진 우리 기업들이 앞장서 권세와 명예, 부는 누리되, 책무와 책임은 회피하는 집단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한심하다. 우리의 선비정신으로 지도층이 다시 등장하기 바라며 남을 아껴주고 국가에는 솔선수범하는 선비정신으로 국가를 발전시켜야 한다. 이 덕 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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