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공부 신명나게, 재미난 학교

성년례
성년례
자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해 안정된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것은 뒷바라지하는 학부모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자립형사립고 민족사관고(이하 민사고)가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전국의 공부깨나 한다는 자녀를 둔 학부모 사이에 선망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도 실상은 이런 측면에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말한다. 석·박사 출신의 교사들이 정확하게 분석한 진학 정보를 주고 지도하는 것은 맞지만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 얼마나 재밌게 놀 줄 아느냐 이고, 공부만(!) 잘하는 학생은 변하지 않고는 민사고 3년을 즐겁게 보내기 어렵다고….

◇잘 놀아야(?) 성공한다

민사고는 기본적으로 공부 잘하는 학생이 가는 곳이다. 창의성을 강조하지만 기발한 생각과 황당한 생각은 차이가 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근거 없는 황당한 주장보다 풍부한 책 읽기로 다져진 배경지식을 바탕에 둔 창의적 사고가 중요하다는 것. 민사고가 내신을 포함 학교생활기록부와 어학능력 성적표 등을 꼭 제출하게 하는 이유다.

그래서 학생들의 기본 학업능력엔 큰 차이가 없다. 민사고를 나와 외국 유명대학 등에 진학,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경우의 변수는 민사고 3년 동안 얼마나 잘 놀았느냐다.

‘논다’는 개념은 ‘자기주도적 학습’을 뜻한다. 하루 6시간의 수업이 끝나면 모든 것을 학생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대학 수업처럼 교과목도 자신이 골라 듣는다. 2008학년도부터 신입생을 국제와 일반(국내) 계열 구분없이 뽑으면서 선택의 폭과 자율에 따른 책임은 더 커졌다. 자신이 꿈꾸고 원하는 바를 스스로 얼마나 알차게 설계하고, 놀듯이 신명나게 공부했느냐에 따라 같은 민사고를 다녔어도 3년 뒤 웃을 수도 울 수도 있는 것이다.

◇정답이 있는 문제집은 버려라

민사고 진학 준비는 보통 초등 5-6학년 때 이미 시작된다. 어떻게 해야 어려서부터 ‘잘 노는’ 습관을 들여 민사고 문턱을 쉽게 넘을 수 있을까?

엄세용 민사고 기획부교장은 “정답이 나오는 문제지를 버리고 텍스트(책)를 잡아라”라고 강조한다.

정해진 답을 외우지 말고 책읽기를 통해 창의적으로 상상하고 변형하는 재미를 붙여주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책을 읽고 정답이 딱히 없는 주제의 글을 쓰게 한 뒤 미숙한 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어려운 문제 하나를 더 푸는 것보다 창의적 사고와 자기주도적 학습을 키우는 지름길인 셈.

서류전형에서 중학교 5학기 내신성적이 모두 반영돼 성적이 좋을수록 유리하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최상위권인 탓에 영재판별검사와 면접이 당락을 좌우한다고 봤을 때 정답 없는 문제집 풀기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정공법이다.

◇2009학년도 입시전형과 전략

민사고는 2009학년도에 덕고장학생을 포함 전국에서 계열 구분없이 150명(학급당 15명)을 뽑는다.

내신과 각종 수상실적, 자격증 등을 종합 심사하는 서류전형에서 2배수인 300여 명을 추린 뒤 영재판별검사를 통해 논리·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고 면접과 체력검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전형일정표 참조>

내신은 학교·지역별로 차이가 있어 큰 변별력은 없다. 상위권 수준은 유지해야 하겠으나 전교 1등보다 국·영·수 주요과목의 전국단위 경시대회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 반드시 제출해야 하는 TOEFL·TEPS 등과 국어능력인증시험은 물론 민사고 주최 수학·토론 경시대회 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게 유리하다.

영재판별검사는 인문·사회, 수리·과학 영역에 대해 물으며 통합교과형 문제가 출제된다. 전 학년도 출제문제가 공개되지만 문제유형이 계속 바뀌므로 기출문제 풀이에 집중하기보다 출제방향의 감을 잡고 논리적인 문제해결력을 키우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면접에선 민사고가 바라는 인재상이 도전적인 청년상인 만큼 설령 묻지 않았다 해도 자신이 준비한 바가 있다면 논리정연하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2009학년도엔 외국인 정원 외 선발제도가 새롭게 생겼고, KBS 한국어능력시험 성적도 인정하며, 4㎞ 달리기에 남학생 30분 여학생 35분 제한시간이 생겼다.<횡성=임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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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랑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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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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