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셸산 정상 오르니 하늘과 바다 만나고…

수도 빅토리아 번화가 한켠에 자리잡은 재래시장.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도미, 참치 등 신선한 물고기들이 좌판에 널려 있다.
수도 빅토리아 번화가 한켠에 자리잡은 재래시장.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도미, 참치 등 신선한 물고기들이 좌판에 널려 있다.
프라슬린과 라 디그에서 무한 휴식을 취하다보면 사람 사는 세상이 그리워진다. 이럴 땐 세이셸에서 가장 큰 섬인 마에섬으로 이동하자.

마에섬은 폭 6㎞, 길이 26㎞, 면적 148㎢로 세이셸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다. 나라의 주요 기관은 물론 국제공항도 이곳에 있다. 공항에 내리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우뚝 솟은 화강암 산봉우리다. 세이셸은 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여타 화산섬이나 산호섬들과는 달리 곤드와나 대륙이 침강하면서 높은 봉우리들이 남아 생겨난 섬이다. 그래서 아프리카 대륙의 기후와 풍토를 닮아 있다. 섬 곳곳에 웅장하고 빼어난 화강암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마에섬의 주봉은 세이셸 국립공원에 있는 ‘세이셸 산’으로 높이가 920m에 달한다. 해수면에서 바로 솟아있기에 고도감이 만만찮다. 이 산의 중턱까지 자동차로 오를 수 있지만 10여개가 넘는 트레킹 코스를 이용해야 열대 우림의 다양한 생태계 등 속살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산 봉우리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인다. 점점이 박힌 부속 섬들을 제외하곤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있다. 눈앞에 펼쳐진 일망무제의 인도양, 망연히 수평선만 바라봐도 마에섬을 방문한 값을 한다.

◇빅토리아 둘러보기

마에의 중심은 수도 빅토리아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수도 중의 하나로 꼽힌다. 도보로 한 두 시간 남짓이면 시내를 돌아볼 수 있다. 빅토리아는 면적이 작은 만큼 번잡함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북적이는 거리는 레볼루션 애비뉴와 퀸시 스트리트 주변이다.

식민통치의 영향으로 거리는 영국풍과 프랑스풍이 조화를 이룬다. 거리의 표지판도 영어와 불어가 혼재돼 있다. 여기에 두 나라 언어의 영향과 스와힐리어가 결합돼 모국어화된 크레올어도 공용어로 통한다. 시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신호등을 비롯, 런던 빅벤 시계탑을 본떠 5m 높이로 축소해 놓은 클락타워, 자연사박물관, 우간다 출신으로 30년전 세이셸에 정착한 화가 마이클 애덤스의 작품 등을 살 수 있는 면세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 인근의 재래시장인 셀윈마켓도 둘러봐야 한다. 인도양에서 금방 잡은 생선과 열대 과일이 널려있다.

시내를 둘러보다 배가 출출해지면 크레올 전문식당인 마리 앙투와넷 식당을 추천한다. 빅토리아 시내에서 세인트루이스 힐로 올라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 식당은 대를 이어가며 크레올 요리를 하고 있다. 팔뚝만한 도미를 통째 튀겨낸 다음 커리 등 소스를 뿌려 쌀밥 및 야채와 함께 먹는 크레올식은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다.

마에섬에도 곳곳에 그림같은 해변이 펼쳐져 있다. 그러나 가장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섬의 서북쪽에 위치한 보 발롱 해변이다. 최고급 리조트에서부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몰려 있고 다이빙, 스노클링, 낚시 등 각종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고급 리조트에서 호사를 누리자

세이셸은 최고급 휴양지답게 럭셔리한 리조트가 널려 있다. 시설과 서비스도 일품이지만 무엇보다 완벽한 프라이버시를 보장한다는 점이 이들 리조트의 자랑이다.

섬 남서쪽 인텐던스 만에 자리잡은 반얀트리 리조트나 중서남부 루이스 만에 자리잡은 마이아 리조트는 호화로움의 극치다. 반얀트리는 수영장이 딸린 개별 풀 빌라(pool villa) 형태의 리조트로 객실마다 킹 사이즈 침대와 자쿠지 등 편의시설이 완벽하다. 프레지덴셜 빌라는 하룻밤 묵는데 500만원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 반얀트리 스파시설은 세계 베스트 스파 20위에 선정됐을 만큼 유명하다.

마이아 리조트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해안에서 절벽으로 이어진 30실의 풀 빌라는 이용객의 프라이버시에 가장 신경을 쓴다. 로비에서부터 담과 수풀로 완벽하게 분리돼 있다. 모두 개인 집사가 딸려 있어 가족, 커플에게 제격이다. 해안가의 식당과 바에서 느끼는 오붓한 정취, 발리에서 교육 받은 발리식 스파는 놓쳐서는 안된다.

섬의 서북쪽 보 발롱 해변에는 세이셀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인 힐튼 리조트가 자리잡고 있다. 야외 수영장과 스파, 태국식 마사지가 훌륭하다. 레스토랑과 객실 발코니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황홀하다.

이 밖에 2007 미스 인터컨티넨털에 참가한 미녀들이 머물렀던 5성급 리조트 메르디앙 피셔맨스 코브나 젊은 연인들이 즐겨찾는 메르디앙 바바롱스도 권할 만하다. 이 곳에선 프랑스 브랜드 싱크 몽데스가 운영하는 스파와 인도풍의 아유르베다 마사지가 인기다.

<세이셸=김시헌 기자>

도움말: 주한 세이셸관광청. 여행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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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셸공화국의 가장 큰 섬인 마에섬에 자리잡은 수도 빅토리아는 아기자기한 모습이지만 수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구를 가지고 있다. 멀리 항구 안쪽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해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등을 거쳐 세이셸을 방문한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세이셸공화국의 가장 큰 섬인 마에섬에 자리잡은 수도 빅토리아는 아기자기한 모습이지만 수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항구를 가지고 있다. 멀리 항구 안쪽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출발해 마다가스카르, 모리셔스 등을 거쳐 세이셸을 방문한 크루즈선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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