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학별 대표 브랜드 육성 취업률 향상 주력

<대담=류용규 문화체육부장>

한남대학교 제14대 총장으로 선임된 김형태 총장(61·교육학)이 18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집무에 들어간다. 한남대는 지역 사립대 가운데 유난히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큰 대학이다. 이 때문에 외부적으로 시끄럽게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김 총장은 ‘경쟁력 강화’와 함께 ‘구성원 화합’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 김 총장의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대학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동문 총장, 지역출신 총장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취임 소감은?

▲이사회와 구성원,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개교 50여년 만에 동문이 처음으로 총장에 선임됐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다. 학교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동문 총장으로서 지난 50년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50년을 계획하는 역할을 맡게 돼 감사의 마음과 함께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학교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남대가 그동안 외부적으로 시끄러웠던 학교로 비쳐졌던 게 사실이다.

▲대학사회는 일사불란한 조직이 아니다. 생산성을 전제로 한 다양한 목소리와 어느 정도의 갈등은 변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분열됐다는 것은 좋은 의미에서는 견제와 균형을 의미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교수협의회나 노동조합의 대학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수용할 것이다. 새는 한쪽 날개로는 절대로 날지 못한다.

-구성원 화합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건전한 비판은 무엇이든 수용할 것이며 학교 발전을 위해 귀를 기울일 것이다. 또 구성원들이 의도하지 않은 잘못이나 실수는 총장인 제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갈 것이다. 하지만 의도된 잘못이나 실수는 용납할 수 없다. 그리고 그동안 불가피하게 발생했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데도 주력할 것이다. 세상에는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과 변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 있다. 불변성과 가변성이다. 타협해서는 안될 원칙은 철저하게 지킬 것이다. 다만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가 있다면 신속하게 변해야 한다.

-학내에서 전임 집행부에서 단행한 여러 정책들에 대해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당선인사에서도 이러한 의지를 피력한 바 있는데.

▲전임 집행부에서 2년 동안 부총장을 역임했다. 전임 집행부는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그것은 학내의 질서와 원칙을 바로잡는 것이었다.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아픔과 상처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뒤집자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전임 집행부에서 한 일을 뒤집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한남대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러한 치유의 과정 없이 내부 화합을 도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새 정부 들어 ‘섬김의 리더십’이 화두다. 총장도 섬김의 리더십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총장(總長)이 아니라 총종(總從)으로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세로 일하겠다. 이것은 예수님의 리더십이자 한남대의 창학이념과도 직결된다. 총장은 구성원들의 종(從)일 뿐이다. 집행부에서는 교수를, 교수는 학생과 직원을, 직원은 학생들을 섬긴다면 모든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대학과 지역사회는 불가분의 관계다. 지역사회와의 협력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

▲대학은 구성원들이 주인이지만 대학은 사회로부터, 특히 지역사회로부터 부여된 역할과 임무가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우선 주의깊게 들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전과 충남·북 출신 인사와 원로들을 중심으로 대학운영자문단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분들로부터 한남대가 지역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 지, 어떤 대학을 지향해야 할 지를 듣게 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학교이념을 살린 봉사활동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수와 직원, 조교들도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

-대덕밸리캠퍼스를 구축하는 등 한남대는 이미 적지 않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비전이 있다면.

▲대덕밸리캠퍼스는 대덕연구개발특구 중심에 위치해 있다. 그에 걸맞는 위상과 역할을 갖춰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과 연구, 생산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산·학·연 협력 클러스터링 복합캠퍼스로 특성화 할 방침이다. 학교기업의 제품생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산·학 수익모델 캠퍼스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유치는 앞으로도 한남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 같은데. 이에 대한 복안은 무엇인가?

▲지난번 로스쿨 예비인가 과정에서는 권역별 정원조정이나 심의과정에서 불공정성이 제기됐다. 당초 교육부에서 제시했던 정원 기준도 막판에 바뀌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만큼 로스쿨 정책에서도 여러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변호사 출신 법대 교수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에 앞으로 모든 대응조치를 강구할 것이다.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했던 만큼 경쟁력 있는 법조인을 양성할 수 있는 여건히 충분히 갖춰져 있다. 로스쿨 인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앞으로 4년 동안 한남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 것인가?

▲최우선 과제는 한남대의 설립 이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한남대는 미국 선교사들이 세운 대학이다. 기독교 학교로서의 사명은 우리 대학이 지켜나가야 할 불변의 목표이자 대학 구성원 모두에게 살아있어야 할 교육이념이다. 따라서 반전보다는 ‘원형 회복’이 한남대에는 필요하다. 구성워들에게 늘 이렇게 강조한다. 총장을 의식하지 말라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진실’하라고.

-대학 설립 이념을 회복하는 것 외에도 중요한 일이 많을 것 같은데.

▲첫 번째가 한남대의 설립 이념을 되살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학생 중심의 대학을 만드는 것이다. 한남대는 기독교적 가치관으로 무장한 사회인재를 양성하는 곳이다. 학생들이 입학과 동시에 최소한 3년 이내에 자신의 진로를 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세 번째 과제는 위에서 여러 번 강조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구성원 화합이다. 구성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어떤 것도 실현할 수 없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학자율화가 강조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할 것 같다.

▲자율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 자율화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학의 경쟁력과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단과대학 별로 대표 브랜드를 육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은 학문적 다양성으로 단과대학 별로 특성과 다른 지향점을 갖는다. 그동안 대학본부 중심에서 10개 단과대학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할 계획이다. 재정과 인원을 단과대학 별로 배정해 단과대학 간 분권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 특히 단과대학 별로 취업지도 사령관 격인 부학장을 별도로 두고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끝으로 이 기회에 구성원과 지역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남대는 지역사회로부터 유무형의 많은 책무를 부여받고 있다. 그러한 책임성을 구성원 모두가 갖춰줬으면 한다. 섬김의 리더십은 단지 구성원이나 대학 내부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지역을 섬기고 사랑받는 대학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한남대의 의무이다. 그동안 일부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다. 한남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지역민들에게 당부드린다. <정리=김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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