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온통 녹색으로 채색한듯…자연과 조화 이룬 한폭 풍경화

파라다이스 목장
파라다이스 목장
호주는 인구 약 2030만 명으로 6개 주와 2개의 자치령으로 구성된 연방 국가로, 정확한 국가 명칭은 Commonwealth of Australia이다. 호주는 해안을 접하여 도시가 발달했으며, 가장 큰 도시는 시드니(Sydney)로 인구가 약 390만이고, 멜버른(Melbourne), 브리즈번(Brisbane)이 그 뒤를 잇는다. 호주의 수도는 캔버라(Canberra)이다.

지상의 낙원처럼 아름답다는 남반구의 이상향 호주를 향해 출발한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커다란 기대를 하며 비좁은 기내에서의 하룻밤을 백포도주 몇 잔으로 달래본다. 열 시간의 칠흑 같은 밤이 지나가고 새 아침의 일출을 새로운 나라 호주의 브리즈번에서 맞는다. 호주의 날씨는 초겨울이라고는 하나 우리나라의 시원한 가을 날씨와 같다. 한국과 시차도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아 바로 자연스럽게 아침 시간으로 연결된다.

호주의 제3도시 브리즈번 공항을 빠져 나오면서 느끼는 시가지의 첫인상은 깨끗한 녹색의 조용한 도시다. 안정감 있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과 함께 높고 푸른 하늘과 신선한 바람이 아주 상쾌하다.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이 그저 코발트블루 그 자체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높이 들고 한참을 올려다본다. 태양의 직사광선이 한여름의 날씨같이 자극적이다. 이곳은 한여름에는 섭씨 45도까지 올라가고, 추운 겨울이라 하더라도 8도 이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한다.

브리즈번은 ‘빅토리아 여왕의 토지’라는 의미를 가진 ‘퀸즈랜드’ 주의 중심 도시다. 녹색의 신비를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도시다. 가장 번화한 거리 ‘퀸 스트리트’에 필리핀에서 일본군에게 패배하여 후퇴한 맥아더 장군이 사령부를 설치했던 곳이 있고, 대일 공방의 거점으로 삼았던 본부 T&G 빌딩이 있다. 이곳 1층에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승리는 이곳에서 시작되었다’라고 새겨진 비문도 있다.

호주는 자연환경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하여 환경보존에 관계되는 일에는 최선의 정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 집을 짓는 일, 간판을 붙이는 일, 공항에서 음식물이 반입되는 일 등을 엄격히 통제하여 환경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마을마다 아름답고 넓은 공원이 만들어져 있고, 주택들은 작지만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한 장의 풍경화와 같은 아름다움을 어디에서나 볼 수가 있다. 집 뒤뜰에는 풀장이 있어 건강을 지키는 풍요가 있고, 집 앞은 출렁이는 바다와 연결되어 물 위에는 아름다운 요트가 물결과 함께 넘실대고, 어느 하나 예술적이지 않은 것이 없다.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기 위하여 ‘쿠사’ 전망대로 올라간다. 전망대라고 해서 꽤 높은 건물이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아주 작은, 한국의 원두막 같은 전망대가 자연의 풍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시가지를 내려다보니 마치 대형 녹색의 정글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정글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시내의 중심부를 흐르고 있는 브리즈번 강이 숲 사이에서 햇빛에 반사되어 은빛 찬란한 보석 알처럼 반짝인다.

전망대 한 쪽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중학교 학생들이 선생님과 함께 브리즈번 시가지를 관찰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아주 자유롭고 즐거운 학습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학생은 10여 명쯤 되는데 그 중에 한국 학생이 한 명 있다. 교사는 유색인으로 검은 얼굴빛을 가진 여교사이고, 학생들도 검은색 피부가 많은데 그 중에 함께 끼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열심히 노력하는 한국 학생의 모습이 자랑스럽기보다는 측은하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선생님의 피부색 때문은 아닌 듯, 마음 한곳이 찹찹해짐을 느낀다. 이곳 유학생들의 모습은 다양하다. 많은 돈을 내고 사립학교에 유학을 온 부자의 경우가 있는가 하면 가난한 삶 속에서 무료 수업을 위한 유학으로 어렵게 공부를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특수한 기술 습득을 위한 기능 기술학교 유학도 있다. 아무튼 유학제도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시행되어 개인을 아름답게 만들고 나라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호주의 전통적인 문화를 찾아 볼 수 있다는 ‘파라다이스 컨추리’ 목장에서 스테이크를 구우며 생음악을 즐기는 점심시간을 가졌다. 호주 젊은이가 코믹한 원맨쇼와 즉흥적으로 댄스를 교습하는데 관광객들이 즐거워한다. 이곳에서는 양과 캥거루, 코알라 등의 동물을 통해서 호주의 특징과 전통문화를 관광객에게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코알라의 모습이 우습다. 가끔 고개를 들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고맙다. 익살스러운 소몰이 노인의 코믹한 제스처가 웃음을 선사한다. 뚱보 아저씨가 양털을 깎으며 익살을 부린다. 전통차를 만들어 마실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녹색의 잔디 위에서 부메랑을 던지고 받으러 달려가는 호주 아가씨가 예쁘다. ‘마카데미아 너트’를 자랑하는 한국 아가씨도 있다. 어떻게 이곳에서 카우보이모자를 쓰고 양을 몰며 ‘마카데미아 너트’를 선전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인이 세계 곳곳에 숨어있듯 많기도 하다. ‘마카데미아 너트’가 하와이의 명물인 줄만 알았었다. 1875년 브리즈번의 북쪽 약 50㎞ 지점인 북 모튼 만 부근의 숲에서 저명한 식물학자인 ‘존 마카담’이 희귀한 녹색 열매를 발견하고, 이 열매의 단단한 껍질을 깨고 안에 들어 있는 하얀 열매를 먹어 보았더니 매우 맛이 좋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그 열매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서 ‘마카데미아 너트’라고 명명하였다.

풍요의 나라, 자원이 풍부한 나라, 환경이 아름다운 나라, 그런 호주가 부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 한국인에게는 우리끼리 살아가는 우리의 조국이 더 아름답고 더 행복한 우리들의 둥지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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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즈번 전망대
브리즈번 전망대
브리즈번 풍경
브리즈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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