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 비판 지역발전 큰 힘 ˝신문으로 세상 보는 눈 키워야˝

지역 자치단체 가운데 이완구 충남지사 만큼 신문을 열심히 읽는 이도 드물 것이다. 오전 6시쯤이면 어김없이 지방지와 중앙지, 경제지 등 족히 20여개는 독파한다. 중요한 기사는 그 자리에서 오려서 챙겼다가 다시 읽기도 하고 실·국장들에게 나눠 주기도 한다. 그는 신문을 통해 세상을 본다고 말한다. 이 지사의 신문 탐독기를 들여다 본다.

-대전일보 독자 여러분께 인사를 부탁드린다.

▲대전일보 지령 1만8000호 발간을 축하드린다. 그동안 대전일보는 지역 언론문화를 선도하며 중부권 최고의 언론으로 우뚝 섰다. 국민이 신문을 가까이 하면 그 나라는 잘못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지방자치가 꽃을 피우려면 지방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이 있어야 한다. 지방지를 키우면서 지방자치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충청권 주민들이 충청도의 지방지에 대해 애정과 사랑을 실어줬으면 좋겠다.

-평소 언론관은.

▲저는 언론을 통해 세상을 본다. 도민과 국민의 마음을 읽고 제가 간과한 사안에 대해 언론을 통해 제 자신을 되돌아 본다. 이 때문에 언론의 질책과 비판이 싫지만은 않다. 장기적 안목으로 보면 언론의 지적이 약이 돼서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정책은 정당의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던 제 입장에서 보면 이해할 수 없다. 맞는 순간은 아프지만 결과론적으로 대단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확률이 높다. 언론에 귀 기울이면 적어도 실패는 하지 않는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

-지역 언론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역 언론은 지역발전의 동반자이자 견인차이다. 그런 측면에서 지역민이 지닌 의사가 올바로 표출되고 지방정부의 정책적 방향이 지역민에게 올바르게 전달되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역민의 의사를 하나로 모으고 모아진 의사가 커다란 힘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도 지역 언론의 역할이다.

-평소 대전일보를 보면서 느낀 점은.

▲대전일보가 50년에 창간했는데 저도 50년생이다. 저의 항로와 대전일보의 항로가 죽이 맞는 것 같다.(웃음) 대전일보는 나에게 긴장감을 주고 있다. 지역발전의 건강하고 건전한 비판자로서 지역사회에 더욱 기여하길 바란다. 건강한 비판이 있을 때 도정도 함께 발전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다만 비판을 위한 비판은 곤란하다. 건강하고 건전한, 창조적 비판의 토대 하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보도를 부탁드린다.

-평소 지사께선 다종의 신문을 애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신문을 통해 무엇을 보나.

▲아침에 6시부터 10-20분간 무조건 신문을 본다. 하루의 가장 중요한 일과다. 대전일보 등 지방지와 중앙지, 경제지 등을 빠짐없이 본다. 신문 보는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다. 그 때부터 모든 것이 시작된다. 내 생각을 점검하고 정보를 획득한다. 신문을 보고 사무실에 출근하면 머리가 환해진다. 중요한 자료는 실·국장들에게 제공한다.

실·국장들에게 “거꾸로 되지 않았느냐”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내가 스크랩한 것을 꺼내면 실·국장들이 ‘또 무엇을 갖고 왔나’하며 긴장한다.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각 분야에 이르기까지 판단의 밸런스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신문이 한다.

-신문을 읽는 방법, 신문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나.

▲무엇보다도 신문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 자신 필요하다고 여기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별도로 분야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중앙정부, 타 자치단체, 외국의 좋은 시책이나 사례 등은 별도로 간부회의 통해 해당부서에서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정당에 있을 때 대변인으로도 활동하셨다고 하는데.

▲98년인가, 자민련 시절 대변인을 맡았다. 저에겐 아주 소중한 경험이었다. 전날 중앙 일간지의 가판을 모두 스크랩해서 다음 날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부대변인들과 회의를 했다. 당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고 언론인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위해 노력했다. 그 역할을 10개월간 했다. 그 때의 경험을 통해 언론의 역할이 어떠한 것인가에 눈을 떴다.

-신문이 어떤 도움이 되나. 지사직 수행에도 영향이 있나.

▲신문을 통해 시책 입안의 정보를 제공받고 무슨 일을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받는다. 사고의 균형감각을 찾는데 신문이 대단히 도움이 된다. 공직생활 33년을 통해 언론이 없으면 이제 헤어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공직생활의 한 부분이 됐고 도정 수행의 참고서 역할을 한다.

-청소년들에게 바람직한 신문읽기 방법을 권장하고 소개한다면.

▲청소년이 신문을 멀리 하면 사고력이 커질 수 없다. 어려서부터 많이 봐야 한다. 신문을 통해 사고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지고 균형 감각을 찾을 수 있다. 세상사의 이치, 천리를 터득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간접 경험도 할 수 있다. 컴퓨터에 의존하기 보다는 활자를 통해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한다. 신문을 많이 보는 나라는 선진국이다. 역사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는가.

-인생에서 신문이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가.

▲어린 시절에는 세상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신문을 통해 넓은 세상이 있음을 알았고 내가 그 사회의 주인공이 되어야 하겠다는 성취 동기를 유발시켜 주기도 했다. 그동안 공직자로서 또 정치인으로 살아오는 과정에서 때로는 채찍으로 나를 강하게 해주기도 했다.

제가 신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는 말씀드리지 않아도 언론인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정리 우세영·사진 장길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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