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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과 교육, 사랑

2008-02-27기사 편집 2008-02-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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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매스컴에서 일부 중고생들이 졸업식 날,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교복을 찢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는데 이들에서의 졸업의 의미는 해방과 자유라고 사료된다.

본래, 졸업은 두 가지의 뜻이 있다. 하나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학생이 규정에 따라 소정의 교과 과정을 마침’을 의미하고 또 하나는 어떤 일이나 기술, 학문 따위에 통달하여 익숙해짐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졸업은 마침과 시작을 의미하는 것이다.

졸업식 날, 학생들이 찾아와서 그동안 고마웠다는 인사를 받을 때, 정말 교직에 감사하면서 가슴이 뿌듯해지지만 취직이 안 된 학생이 교수를 보고도 못 본 척하고 지나갈 때에는 왠지 모르게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앞선다.

물론, 대학교육이 취직이 전부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취업을 무시한 대학교육도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의 서열도 취직률로 평가되고 사람도 취직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취직률 몇 %도 중요하지만 어느 곳에 취직했고 어떻게 살아가는가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에 최근 대학에서도 이 점을 중요하게 인식하여 새로운 교육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나 자신과 타인, 그리고 행복에 대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살고 있으며 나의 70-80년의 人生의 시간은 나의 보다 나은 삶(행복)을 실현하기 위하여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지구상에는 나 이외의 60억의 타인이 존재한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각자 자기를 주역으로, 나 이외의 타인은 나의 조역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내가 나 자신을 중시하여 행복 실현의 최저 조건으로서 자주, 독립, 자유를 추구하고 있는 것처럼, 타인들도 자기 자신을 중시하여 자주, 독립, 자주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여야 한다. 나는 혼자서 살 수 없으며, 나의 성장에 필요한 의식주는 물론 교육, 그리고 내가 사는 데 필요한 물질적, 정신적 요인의 모든 것이 타인으로부터 제공된 것이다.

나와 타인의 관계를 이처럼 대등의 위치로 인식하는 것이 대학교육에서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러한 관계의 인식을 기초로 사랑과 공정의 중요성이 이해되기 때문이다. 즉, 인간 각자의 개인적 시점에서의 자주, 독립, 자유라는 개념과 타인과의 관계에서의 사랑과 공정의 개념이 인간의 행복 실현을 위해 필요한 기본적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초우량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수익 중심 경영만으로는 안 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라젠드라 시소디어 교수의 말은 현재 우리의 현실을 보면서 더욱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자기의 이익만 생각하다보니 한국 최고기업이 기름유출과 비자금 문제로 사랑받기는커녕 비난을 받고 있다. 즉 나 이외의 타인이 존재하듯이 기업에서의 이해관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사랑과 공정으로 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얼마만큼의 봉사를 했는가가 리더의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자기만을 생각한 공부1등은 사회의 아픔을 모르기 때문에 봉사와 사랑이 리더의 조건으로 등장하고 이것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 졸업시기에 교육과 사랑과 공정성이 등장한 것은 취직도 중요하지만 인생답게 살라는 말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점점 교육이 두렵고 학생들에게 미안함이 앞서는 것은 ‘學然後知不足하고 敎然後知困이라’라는 말과도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하자면 공부를 열심히 한 연후에야 지식의 부족함을 깨닫고 제자들을 가르쳐본 연후에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안다는 뜻이다. 제자들을 사회에 보내면서 이들이 사회에 어떻게 적응하는가도 교육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덕 훈 <한남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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