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강태공이 말했다, 기다림 끝에 희망

안면도 하면 해안국립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맑은 청정해역과 섬의 아늑한 자연풍광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안면도는 민물낚시의 천국이다. 그런데 바다낚시도 아니고 민물낚시의 천국이라니…. 안면도 초입에 위치한 창기저수로부터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 부근 고남 저수지까지 북에서 남으로 30여개의 크고 작은 저수지가 있다는 사실은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때문어 계절에 상관없이 낚시를 즐길 수 있을 정도다. 낚시대를 드리우고 앉으면 호수에서 부는 바람은 아직 차갑지만 뼈속까지 상쾌해지고 폐속이 맑아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낚시터 인근엔 해수욕장과 안면도 특유의 소나무숲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 나들이를 겸해 손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지포저수지=안면도를 대표하는 민물낙시터인 지포저수지는 평지형에 갈대와 각종 수풀이 우거져 붕어가 떼지어 서식한다. 씨알도 굵어 심심치 않게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다.

제방 왼쪽부터는 서해 바다까지 수로로 연결돼 있어 저수지 낚시와 수로 낚시를 동시에 즐기기에 그만이다. 평균 수심이 얕고 수초가 빽빽하게 자라 여름철에는 조황이 나쁜 반면 이맘 때가 가장 좋은 시기다.

77번 도로 길가에 자리잡고 있어 쉽게 찾을 수 있고 저수지 주변으로 저원과 펜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좋다.

▲승언1호 저수지=꽃지해수욕장 인근의 승언1호 저수지는 안면도 저수지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펜션이 많고 마을이 가까워 낚시를 즐기기엔 최적의 조건이다.

잡히는 것은 잔챙이부터 대물까지 다양하며 부들밭이 형성된 상류 소나무섬 부근에선 보트낚시로 월척을 손쉽게 잡을 수 있다.

봄부터는 저수지를 가득 덮고 있는 삼색 연꽃, 호수 주변의 소나무숲과 들꽃 등이 멋진 장관을 이뤄 낚시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가볼 만하다.

▲승언 2호 저수지=안면읍내와 가까워서 시내 쪽으로는 오염됐지만 안면도에에서 가장 큰 규모여서 시내와 떨어진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물을 기대할 만한 곳이다.

수면이 부들과 연잎으로 덮여 있으며 평지형 저수지다. 올라오는 씨알이 잔챙이부터 대물까지 다양하며 가까운 읍내에 위치한 각종 편의서설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춘삼골 저수지=안면도 동쪽에 위치한 춘삼골 저수지는 수련과 갈대 등 다양한 수초가 분포해 붕어가 많이 번식해 민물낚시의 명소로 꼽힌다.

상류부터 하류까지 자연스러운 평지형으로 수심이 얕고 뻘이 깊다. 붕어는 잔챙이부터 대물까지 다양하지만 안면도에서 4짜급으로 승부를 걸 곳은 이곳뿐이라는 소문이 돌 정도로 씨알이 굵다.

가장자리 쪽이 갈라진 형상을 하고 있어 한개의 제방에 두 개의 저수지가 합쳐진 것처럼 보이는 장관도 일품이다.

▲대야도 수로=대야도 포구를 끼고 있는 대야도 수로는 아담한 낚시터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한 조황을 보이는 곳으로 야영을 하면서 낚시하기에 좋다. 대낚시는 제방 오른쪽 최하류권과 제방 왼쪽의 하류권이 적당하다. 입질이 붙기 시작하면 무더기 입질이 가능하나 손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바지장확낚시나 보트낚시를 하는 것이 좋다.

가까운 곳에 대야도 개펼이 있으며 인근으로 아름다운 펜션과 민박이 많아 어린아이를 동반한 여행으로 추천할만 하다.

▲신야리 저수지=샛별해수욕장과 가까운 신야리 저수지는 평지형으로 떡밥 미끼가 잘 되는 곳이다. 붕어와 빠가사리, 뱀장어 등이 서식하며 특히 붕어 개체수가 많은 편이고 씨알은 5-6치 전후다. 이곳의 붕어는 한 겨울에도 떡밥미끼로 찌를 다 올릴 수 있다. 주요 포인트는 진입 중앙 건너편의 큰골이지만 자리경쟁이 치열하다. 펌프장 오른쪽에 있는 산자락 포인트도 추천할 만하다. 물이 빠지면 제방으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가까운 곳에 황포포구가 있어 바다낚시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누동 저수지=간천지에 만들어져 낮에도 잘 낚이는 편이다. 원래는 수로였으나 제방을 돋우고 물을 끌어들여 저수지로 만들었다. 가장자리 대낚시가 조황이 좋지만 준설을 한 곳이기 때문에 포인트에 따라 조황의 기복이 심한 편이다. 미끼는 지렁이와 떡밥이 잘 통하며 낮에는 떡밥만 사용해도 대물이 쉽게 낚인다.

▲창기저수지=안면도 가장 북쪽에 자리 잡은 창기저수지는 수면 위로 갈대와 부들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붕어와 가물치가 많이 서식한다. 2개의 골로 이루어져 있으며 바닥은 깊은 펄로 형성돼 있다. 상류권에는 갈대와 부들과 뗏장이 넓게 분포되어 있어 붕어 서식조건으로는 최고다.

그러나 포인트에 따라 조과의 차이가 매우 심해 아예 입질 한 번도 받지 못하고 낚싯대를 접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지렁이 미끼에 평균 5-8치급 붕어가 주로 낚이며, 떡밥을 사용할 경우에는 집어가 되면 5-9치급이 낚인다.

주변이 한적하고 운치가 있어서 저수지 주변으로 이름난 펜션이 즐비하다.

▲대물 낚기 위한 준비물=대물을 낚으려면 위해선 민물새우와 함께 납재기, 버들붕어 등 참붕어새끼를 생미끼로 준비해야 한다.

현장에서 망으로 채집해 쓸 수도 있겠지만 입질이 많지 않은 대신 자주 갈아줘야 하기 때문에 한번에 20-30마리쯤 준비하길 권한다. 메주콩과 옥수수 등 곡류미끼를 통째로 삶아 가도 좋다.

대물은 밤이 되면서 수심이 얕은 곳으로 나왔다가 새벽녘에 깊은 안쪽으로 이동한다. 시간 경과에 따라 사용할 낚시대를 짧은 대에서 큰 대까지 준비하는 것이 여러 모로 좋다.

참붕어는 힘이 좋기 때문에 자칫 낚싯대가 부러지기도 한다. 경질대보다는 휨세가 아래 쪽부터 4대6 정도인 연질대를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균일하게 휘는 것을 선택한다.

중국산 대가 가격 면에선 국산대에 비해 5분의 1 수준이지만 휨세가 균일하지 않아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부러질 가능성이 크다. 찌는 일반적인 민물낚시에서 쓰는 것보다는 좀 더 무거운 것을 쓴다.

▲대물 낚는 비법=비교적 알려진 큰 저수지는 대물꾼에게 있어선 재미가 별로 크지 않은 곳이다. 외래어종이 많은데다 물이 많이 줄어드는 탓에 장마 지면 불어난 물에 대물들이 밖으로 거의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대물낚시는 편하고 정숙한 것이 우선이다. 대물은 크기에 걸맞지 않게 소리와 불빛 등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가족과 함께 나선 휴가길에서 대물을 낚겠다는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라디오 소리는 물론 작은 발소리 하나에도 반응하기 때문에 고수들은 발소리를 죽이기 위해 발밑과 이동로에 짚을 깔아 놓는 것은 기본이고, 미끼를 갈아주기 위해서만 잠시 일어섰다 앉는 등 동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물고기는 색을 분별하지 못하고 명암만을 구분한다. 특히 큰놈들은 물 주변 빛에 굉장히 예민해서 랜턴 등을 수면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은 금물이다.

<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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