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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제는 쇄신과 함께 한다

2008-02-20기사 편집 2008-02-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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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우리 정치지형에는 매우 커다란 변화들이 발생하고 있다.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구도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즉 보수세력 역시 이념적 차별화를 목적으로 분열하였으며, 진보 역시 적절한 세력규합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대선을 마무리했다. 18대 총선은 이러한 구도가 어떻게 진화하는가를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됨은 물론이다. 정권교체를 이룬 한나라당은 원내 절대다수 의석확보는 물론 개헌이 가능한 수준의 의석수 확보(200석 이상)를 목표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당 내홍이나 다양한 갈등이 아슬하게 봉합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기타 정당들은 이러한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고자 하는 명분과 목표의식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으나, 여전히 분열되어 있는 상태이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면 현재 우리나라는 대통령직, 국회, 지방의회 및 자치단체 수준에서 한나라당 일당 우세가 된다.

일부 독재정권 시기를 제외하면, 민선 이후 최초의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물론 한나라당의 입장에서는 국정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에서 특별한 정치적 갈등 없이 새로운 정부를 운영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정이 이루어지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원칙의 중요한 원칙이 위협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이 형식적으로만 갖추어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회의적인 생각도 든다. 단순히 한나라당의 일당 우세를 견제하기 위해 내용 없는 견제세력을 지지하는 것은 또한 민주주의 모순이 아닐까? 즉 이러한 견제가 중요한 문제라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견제할 것인가가 유권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어야 할 것이다. 견제라는 명분으로 변화 없는 구태정치가 이번 18대 총선에서 또다시 나타난다면, 민주주의 교본에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서인지 예비야당들은 저마다 ‘쇄신론’을 내세우고, 내부 물갈이, 교체 등을 위한 고충의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물갈이에 대한 명분은 사실 유권자 다수가 원하는 새로운 견제세력의 콘텐츠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통합민주당 지지유권자들의 70% 이상이 개혁적인 교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어, 국민들은 견제세력의 새로운 자기 개혁의 모습을 이번 총선에서도 여전히 기대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단순히 수적으로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한다는 형식논리에서 벗어나 실제로 견제를 위한 자기 능력을 갖춘 세력들의 자기정화 노력이 이번 총선에서는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을 제외한 야당 내부의 18대 총선 공천과정에서 이러한 쟁점이 얼마만큼 실현될 수 있을까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다. 특정한 지역의 물갈이로 대충 쇄신의 충분조건을 채우려는 노력으로는 실제로 건전한 견제론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내세우는 것 역시 견제의 내용을 갖추는 것은 아닐 것이다. 18대 총선을 목전에 두고, 우리들은 안정론과 견제론이라는 거대 담론에만 몰입하고 있지는 않은가 다시 한 번 자문한다. 민주주의의 원칙적 운영을 위해 견제가 필요하다면, 우리는 견제의 내용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할 때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과거지향적인 정치, 그리고 형식적인 견제세력 자임 등은 실제로 견제론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으로 또 다른 사회적 견제가 필요한 사항이다.

최근 새 정부의 중요한 국정과제나 국정운영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이러한 견제세력들을 움직이게 하는 동인일 수 있으나, 국민들은 견제세력을 자임하는 정치세력들이 이번 총선을 얼마만큼 자기 쇄신의 기회로 활용하는가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래서 견제는 쇄신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어야 한다. 정연정<배재대학교 공공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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