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병원·홍성캠퍼스 조성등 활로 모색

14일 충남대학교 제16대 총장으로 취임하는 송용호 총장은 ‘구원 투수’의 역할을 주문받고 있다. 그동안 충남대가 크고 작은 시련을 겪으며 대내적으로는 구성원들의 갈등, 대외적으로는 이미지 실추라는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

하지만 송 총장에게 맡겨진 임무는 단순히 ‘구원 투수’에서 그치지 않는다.

대전·충남, 나아가 충북까지 포함하는 충청권 대표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국내 대표의 거점국립대로 발전시키기 위한 각종 현안들을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선발 투수’로서의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 취임식을 앞두고 송 총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과 충남대 발전방안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당선 직후 인터뷰를 보니 최대 현안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꼽았다. 결국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에 선정됐으니 1차 목표는 달성한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 시작이다. 이번 선정은 예비인가에 불과하다. 9월 본인가 때까지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이 많다. 본인가에서 최종 선정되더라도 또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단순히 로스쿨에 선정된 것에 만족하지 않고 국내 대표의 로스쿨로, 그리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지적재산권 분야 로스쿨로 육성할 계획이다. 로스쿨의 교육여건을 대폭 확충해 최고의 인재들이 지역을 거점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 최대 화두는 ‘대입 자율화’다. 충남대도 준비할 것이 많다고 보는데.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입 자율화는 자칫 서울권 대학, 그 중에서 특정 대학들에게 자율을 주는 것이 전부인 것 처럼 비춰지고 있다. 지역대, 특히 국립대에는 분명 불리할 수 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동안 유지했던 ‘3불 정책’의 기조와 근본취지는 그대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충남대는 국립대다. 결국 정부의 입시정책을 잘 반영하는 것도 중요한 책무다. 이러한 책무를 지키면서도 지역의 저소득층 자녀 가운데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진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 또 지역의 인재들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다.

-각 대학의 생존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앞으로의 충남대 발전 구상은?

▲수동적으로 대처해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만 거점대학으로서의 위상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내부혁신이 요구된다. 교육,연구,행정 등 전반에 걸쳐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내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 또 우수한 학생을 많이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도 도입할 생각이다.

-충남대 현안 가운데 상당수는 지역권역 문제와 관련이 있다. 대전·충남의 거점대학으로서 확고하게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진 않다. 충남대는 이미 대전·충남의 거점대학으로 위상을 갖추고 있다. 충남대는 태생부터가 그랬다. 특히 이번에 로스쿨 선정에서도 충남대는 다시 한번 대전·충남의 거점대학이라는 인정을 공식적으로 받았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새 정부의 ‘5+2 경제권역’ 구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대전과 충청지역은 하나의 공동체로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분명 충남대의 역할이 있을 것이며 그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충남대가 지역 거점대학이면서도 지역사회나 자치단체와의 긴밀한 협력이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데.

▲지역자치단체와의 관계를 걱정하는 것은 분명 ‘기우’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다만 대학이라는, 특히 국립대라는 특성상 먼저 찾아가서, 먼저 상의하는 모습이 소홀했던 부분은 인정한다.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지역의 현안이 있으면 먼저 찾아가고, 상의하고, 협력을 구하고, 또 협력을 하면서 일을 풀어갈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들만 ‘우리 충남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 모두가 ‘우리 충남대’로 부르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 국립대로서의 책임과 역할만 충실히 한다면 지역민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불러줄 것이라고 믿는다.

-선거 과정에서도 ‘우리 충대’ 운동을 제안했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결국 충남대의 위상, 지역에서의 위상이나 역할과 관련된 문제다. 지역민들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만들자는 취지다. 이를 위한 출발점으로 ‘우리 충대’ 운동을 제안한 것이다. 단순히 학생이나 교직원, 동문, 지역민으로서의 충남대가 아니라 가족과 형제, 친국와 같이 ‘우리 충대’라는 마음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모두가 충남대의 주인이 되어 아끼고, 사랑하며, 자부심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지역민에게 전하는 일종의 메시지인가?

▲충남대 구성원들이 먼저 ‘누구나 가고 싶어하는 대학, 입학하면 누구나 꿈을 이룰 수 있는 대학’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를 위해 수요자 중심의 연구와 교육환경 조성은 필수다. 또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 내부혁신과 서비스 체제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변화는 총장 개인이나 구성원 노력만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구성원은 물론 지역사회 모두가 동참해 줄 때 가능한 일이다. 지역민 모두가 ‘우리 충대’ 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제2병원 설립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제2병원 설립은 꼭 달성해야 한다. 실정법에 의해 동일지역 내에서는 제2병원을 설립하지 못하게 되어 있지만 지역민들에게 보다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제2병원은 500-700병상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처음부터 대규모는 어렵고 300병상 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확대해 나갈 것이다. 1000억원 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데 균형발전특별자금으로 500억원을 확보했으며 병원 자체 기금, 민자유치를 통한다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다. 제2병원이 건립되면 임상시험센터, 첨단의생명공학연구소 등을 설립한 후 관련 벤처기업 등을 유치해 메디컬 콤플렉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제2병원 설립 장소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인근 대학부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제2캠퍼스 건립도 많이 강조했는데.

▲우리 대학은 충청도의 거점대학이다. 충남도청 이전지인 홍성에 제2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홍성 입주는 지역 거점대학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충남대는 1952년 전란 도중 도민들이 성금을 모아 만든 도립대로 출발했다. 그런 만큼 새로운 도청소재지인 홍성에 제2캠퍼스를 조성에 지역민에게 최상의 교육연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지역민에 대한 도리이기도 하다. 물론 해결 과제들이 많다. 충남에 캠퍼스 건설을 위해서는 대전으로 한정된 시행령을 조정하거나 충청권 대학과의 협력도 이끌어내야 한다.

-500억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모금하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다. 구체적인 방안은 있는지.

▲일부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얘기들도 한다. 하지만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단순 기부방식으로는 안된다. 지금까지 5년동안 순수한 발전기금으로 80억 원 정도를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방식을 탈피해 기획모금, 기획모금 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또 스스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그에 따른 지적재산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졸업생들이 많이 입사한 대기업과의 협력도 필요하다. 대학의 유휴자산과 물적자산을 동원하고 지역민이 많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 유니버시티 개념도 도입할 생각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500억원 발전기금 모금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끝으로 지역민들에게 부탁의 말이 있다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워밍업’이 필요하다. 우리 충남대의 활동이 다소 미흡하게 느껴지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준다면 절대로 지역민들의 기대와 성원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이 시점부터 충남대의 변화는 시작됐다. 대학간 생존경쟁을 뚫고 지역민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역과 함께 세계로 나가는 충남대’를 지켜봐 달라. <글 김형석·사진 신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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