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 자유를 만끽하고 쉬면서 마음속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낼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태안군 안면도 황도와 쇠섬에 위치한 휴먼발리와 나문재 펜션은 자유와 휴식을 한꺼번에 맛보면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철 지난 바닷가에서 호젓함을 누리고. 동화속에나 나올 만한 곳에서 쉴 수 있는 즐거운 기분, 거기에 일출과 아름다운 풍경 볼 수 있는 기쁨은 덤이다.

▲베란다에서 바라가 내려다 보이는 휴먼발리=가을이 되면 온통 누런 보리밭으로 변한다 하여 ‘황도(黃島)’라는 이름이 붙은 이 섬에서는 천수만 일대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

안면도에서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큼 작은 다리인 황도교를 지나 들어가면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들이 들어서 있다. 그 가운데 휴먼발리(www.humanvalley.co.kr)는 황도 동북 해안가 절벽에 있어 테라스에만 나와도 눈앞에 천수만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진다. 객실 어디에서건 바다가 내려다 보인다. 2003년 5월 문 연 휴먼발리는 황도의 갯벌과 백사장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여러 영화와 드라마로도 소개됐다.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바람둥이 이병헌이 김효진을 데리고 온 바닷가 절벽 위의 펜션이 바로 이곳이다.

휴먼발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매력은 단연 일출이다. 이른 아침, 검은 하늘이 한순간 노란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주홍빛으로 변하면 안개 속에서 해가 고개를 내밀며 남동쪽 오서산 위로 떠오른다. 동해 일출이 웅장하다면, 황도의 일출은 앙증맞은 느낌이다. 천수만 중간에 있는 솔섬과 풍도는 해돋이를 더욱 아름답게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휴먼발리의 객실은 바다를 향해 시원하게 뚫려 있어 아름다운 일출을 실내에서 볼 수 있다.

이곳은 2, 4, 15인실 총 19개의 객실과 넓은 잔디밭으로 구성돼 있다. 각종 주류, 음료, 삼겹살, 야채 등 다양한 여행용품을 구입할 수 있는 편의점도 있다. 객실에는 TV, 에어컨, 싱크대, 가스레인지, 냉장고 등 부대시설도 충분하다. ‘베란다로 해가 뜨고 현관으로 해가 지는’ 이색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펜션 이용료는 주중 6만-30만원, 주말 8만-50만원 수준이다. ☎041(673)8188

▲호젓한 섬속의 ‘나만의 별장’ 나문재=안면읍 창기리 3구에 자리한 나문재펜션(www.namoonjae.co.kr)은 섬 안의 섬에 있다.

안면도의 해수욕장들을 잇는 77번 국도를 따라가다 좁은 시골길로 접어들어 호젓한 마을 몇 개를 지나야 한다. 차 한대만 겨우 통과할 만한 염전 앞 둑방길을 지나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길이 1㎞. 폭 60여m의 작은 섬인 쇠섬에 눈앞에 들어온다.

2004년 4월에 문을 연 이곳의 특징은 바다를 품고 있는 것. 6동의 객실 어디에서든 천수만과 그 너머 서산 간척지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객실은 15평, 20평, 30평형 등 세 종류로 주방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로 즐기기에 제격이다.

이국적인 외부도 시각을 자극하지만 객실 안을 꾸민 감각도 탁월하다. 6개의 테마로 나눠진 객실에는 소라껍데기로 전등을 만들고. 벽은 나룻배를 잘라 붙였다. 식탁도 배 모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곳곳에 세워진 책꽃이, 그림이 걸려있는 화장실, 오디오와 TV 등 모든 인테리어는 가족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란 느낌이 강하다.

30평형 로얄의 경우 원룸형으로 결혼기념일 등 특별한 이벤트를 위해 준비된 객실이다. 벽과 천장은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칠해져 있고. 한켠에는 둘 만의 오붓한 시간을 위한 작은 바도 마련돼 있다. 잠시나마 묵는 객실은 세상과 담을 쌓고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나만의 별장’이 된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풍경뿐 아니라 여러가지 놀거리도 있다. 섬 외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1시간 코스로 소나무 숲이 뿜어내는 향긋한 솔향을 맡을 수 있다.

팬션 이용료는 주중 10만-20만원. 주말은 15만-30만원 수준이다. ☎041(672)7634<송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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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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