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산외면에 주민 수난사 기념비등 세워

[보은]일제 강점기 주민 115명 모두가 창씨개명을 집단으로 거부한 충북 보은군 산외면 산대 2리(일명 신개울 마을)에 ‘창씨개명 반대 이야기의 길’이 조성된다.

4일 보은군에 따르면 올해부터 2011년까지 국비와 지방비 등 50억원을 들여 농업·농촌테마공원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이 마을어귀 100여m 구간의 황톳길 변에 1억5000만원을 들여 일제의 창씨개명 실상과 집단거부 과정, 주민 수난사 등을 담은 기념비 10여개를 세워 창씨개명 이야기 길을 조성한다.

보은군은 2월 실시설계후 늦어도 9월께 착공할 계획이다.

문화류씨 집성촌인 이 마을은 1940년 창씨개명을 집단거부해 일제로부터 극심한 억압과 탄압을 받은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문화류씨 후손이면서 그동안 이 마을 항일 투쟁사 발굴에 힘써온 류흥렬씨(77·충북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는 “산외면 산대 2리는 일제의 억압과 강요에도 18가구의 주민들이 집단으로 창씨개명을 거부한 역사현장”이라며 “상징거리가 조성된 뒤에는 전시관 등을 건립해 일제의 만행을 알리는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류씨 등 후손들은 3년전 이 마을을 사적지로 지정해달라는 건의서를 보은군에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들을 포함한 보은 산외초등학교 17회 졸업생(1945년 졸업) 27명은 2005년 자신도 모르게 일본이름으로 기록된 학적부를 한글로 바꾼 명예졸업증서를 60년만에 다시 받아 화제가 됐었다. <육종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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