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ㆍ조선 서민 도자기 녹청자ㆍ흑갈유자 70여점 재조명

거칠지만 힘찬 생명력이 느껴진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서민들의 손 때와 애환이 진하게 깃들어 있는 기물들이다.

서울 호림박물관이 18일부터 2월 28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9번째 구입문화재 특별전으로 고려와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을 느껴볼 수 있는 도자기인 녹청자와 흑갈유자 70여점을 전시한다. 백자나 청자에 비해 잘 알려지지 못했던 서민들만의 ‘그릇’을 재조명하는 기회다.

녹청자는 거칠고 불순물이 많이 섞인 흙으로 빚은 후 녹갈색이 강한 유약을 입혀 구워낸 청자다. 주로 고려시대에 대접과 접시로 많이 제작됐다.

흑갈유자는 산화철의 비율이 높은 유약을 입혀 제작, 주로 검은색이나 갈색을 띠는 도자기다. 수수하고 질박한 형태미와 변화무쌍한 색깔을 통해 흑갈유자만의 개성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녹청자와 흑갈유자는 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막(?)사용한, 늘 함께하는 도자기였다. 고려시대에 주로 제작된 녹청자는 주로 대접이나 접시로 많이 쓰였고, 흑갈유자는 식사때 필요한 반상기부터 항아리 등 저장용기에 이르기까지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됐다.

전시물 중 12세기에 제작된 ‘청자음각초문주자’(靑磁陰刻草文注子)가 주목된다. 뚜껑까지 온전하게 남아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보기 드문 도자기로 질은 떨어지지만 전체적인 형태와 문황소재는 당시 고급청자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중요한 가치를 품고있다.

이와 함께 서민들이 불교 의례를 위해 물을 담아 사용하던 12-13세기 ‘흑유정병’(黑釉淨甁)과 조선 전기 전형적인 병의 모습을 보여주는 15세기 ‘흑유병’(黑釉甁)도 눈길을 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시기간 중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두차례에 걸쳐 학예연구원의 문화재 설명이 준비됐다. ☎02(858)2500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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