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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도 출세도 싫소… 자유인 이현보

2007-12-06 기사
편집 2007-12-05 13:08:19

 

대전일보 > 문화 >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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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때때옷을 입는 선비… 특별전’

첨부사진1▲경상도 관찰사 시절의 초상화.옥준상인(玉峻上人), 조선 중종 32년(1537), 126.0×105.0cm, 보물 제872호, 농암종택.

소신 있는 학자이자 백성을 소중히 여긴 목민관(牧民官), 벼슬과 출세에 매달리지 않은 자유인…. 시조 어부가로 알려진 농암 이현보(1467-1555)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관심을 모은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홍남)은 다음달 27일까지 역사관에서 ‘때때옷을 입는 선비,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는 농암의 삶을 살피고 이를 통해 당시의 시대상과 선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기획했다. 일곱 주제로 구성된 전시 프로그램은 이현보의 체취가 묻은 유물을 통해 그의 전반적인 생애를 투영했다.

첫 번째 ‘새내기 사관(史官)’에서는 소신에 찬 당당한 관리의 면모를, ‘보내고 싶지 않은 사또’라는 주제의 전시에는 청렴한 민본주의자로서의 지방관 이현보를 그린다. 지극한 효자, 그의 문학적 성과 등도 나머지 주제를 통해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농암종택 유물 중 16세기 전반에 그려진 이현보 초상화(보물 제872호)를 특히 관심을 끈다. 이현보의 경상도 관찰사 시절인 71세때의 초상화로 특유의 크고 거무스름한 얼굴은 거칠 것 없는 당당함이 느껴진다. 대구 동화사의 화승(畵僧) 옥준상인(玉峻上人)이 그린 것으로 전하는 이 그림은, 벼루함과 서책이 놓인 경상(經床), 손에 쥔 불자(拂子), 허리띠 장식과 높은 모자 등 16세기 고위 지방관의 복식과 소도구를 보여주고 있어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다. 인물의 전체 분위기와 달리 유난히 가늘고 여성스런 손가락은 불화(佛畵) 속 보살의 그것과도 닮아 있다.

부모와 고을 노인들을 위한 양로 잔치를 그린 그림도 있다. 중종 14년(1519), 안동부사(安東府使)였던 이현보(53세)가 중양(重陽 : 음력 9월 9일)을 맞아 부모와 안동의 노인들을 위해 마련한 양로 잔치를 그린 그림이다. 이 잔치에는 이현보의 양친을 주빈(主賓)으로 하여, 80세가 넘은 수백 명의 노인들이 남녀귀천 없이 초대되었는데, 그림속 이현보는 부모를 위해 때때옷을 입었다. 이 그림은 당시의 상황을 후대에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은대계회도(銀臺契會圖)와 홍패를 포함한 다수의 전적류(보물 제1202), 일반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현보 만년의 편지와 중종(中宗)이 하사한 금서대(金犀帶) 등이 있어, 흔치 않은 실견의 기회를 제공한다. 표암 강세황의 도산도(陶山圖, 보물 제522호)를 비롯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일부와 ‘동각잡기(東閣雜記)’ 등 국립중앙도서관 소장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30여점의 유물을 통해 농암 이현보는 올 곧으면서도 따스하고 욕심 없이 담백하면서도 멋이 넘치는, 자유롭고 살가운 선비로 다가올 것이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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