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일보 로고
최종편집일 : 2017-12-15 23:55

‘BBK 정국’ 장기화가 문제다

2007-12-05기사 편집 2007-12-04 18:01:13

대전일보 > 오피니언 > 사내칼럼

  • 페이스북
  • 구글 플러스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블로그
  • 네이버밴드
  • 폴라로
  • 핀터레스트

눈 깜짝할 사이에 대통령선거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오늘 나올 검찰의 ‘BBK 사건’ 중간수사결과 발표 하나만으로도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만들 재료로 충분해 보이는데, 대선후보군 및 유력 정치인들의 ‘합종연횡’이 난데없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대선정국의 남은 2대 변수가 동시에 진행된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들로선 갑자기 벙벙해진 느낌을 감추기 힘들다.

이명박 한나라당후보에게 거듭 손짓하던 심대평 국민중심당후보가 갑자기 이회창 무소속후보와 손잡고, 조용하게 지내던 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 입당과 동시에 이명박 후보 손을 들어줬다.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은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후보를 밀겠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조합’이 번갯불에 콩 튀기듯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자, 끝까지 독주할 태세이던 문국현 창조한국당후보는 정동영 후보에게 16일까지를 시한으로 후보단일화를 위한 토론회를 갖자고 제안했다.



BBK첩보에 합종연횡 순식간



문 후보의 이 제안에는 다급함과 당혹감이 배어나오고도 남는다. 다만 단일화 방법을 여론조사가 아닌 토론회로 내건 점은 5년 전 여론조사 한번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후보 자리를 내줘야 했던 정몽준 의원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순순히 후보 자격을 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아무튼 12명이나 출마해 복잡한 듯해 보이던 대선정국은 ‘유력3파전’으로 단순해졌다.

이 같이 3파전으로 순식간에 정리된 것은 오늘로 예정된 검찰의 ‘BBK 사건’ 중간수사 발표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 분석이다. 끝없는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김경준 씨 주가조작사건에 관한 한 이명박 후보는 혐의가 없다고 검찰이 결론 내렸다는 내용의 첩보가 여의도에 나돌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첩보가 입수된 이상 검찰 발표이후 움직이면 늦는다는 정치인 특유의 본능적인 계산이 작동해 민첩하게 움직인 결과라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정치인만이 할 수 있는 손익따지기는 순식간에 이뤄졌고, 정권을 잡지 못하더라도 내년 총선거에서 국회권력이라도 잡아야 한다는 나름의 전략적 계산에 따라 어렵게만 보이던 이 같은 이합집산이 하루사이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정치판의 이면을 잘 모르는 국민들로선 좀체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역시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뭔가 달라도 다르다.

BBK 사건의 전말에 대한 아우트라인은 오늘 검찰의 입을 통해 발표된다. 검찰 발표내용이 어떠하든 지난 몇 달 동안 끌어온 ‘BBK 정국’이 마무리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한 쪽 또는 다른 두 정파는 승복할 수 없다며 난리를 칠 게 빤하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검찰 발표를 본 후 ‘BBK 특검법안’ 발의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것도 이 맥락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앞으로 5년간의 최고권력을 놓고 다투는 대통령선거다. 이번 선거에서 지면 5년간 야당 할 각오를 해야 한다. 지지율 열세인 정파가 막판 뒤집기의 희망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3파전 됐어도 하위변수 여전



앞으로 돌발변수가 없다면 남은 관전포인트는 서너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범여권 후보단일화가 파괴력 있게 성사될지, 실제응답률이 20~30%에 불과한 일련의 여론조사에서 35~40%의 지지율로 1위를 유지하는 이명박 후보의 실제득표율도 이 정도로 나올지, 이회창 후보와 심대평 후보가 결합한 충청권 민심의 향배는 어디일지, 호남권 표심은 예전과 비슷할지 등이다.

19일 투표해야 할 국민들로선 BBK 사건수사 중간발표 내용이 어찌됐든 영 마뜩찮은 마음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검찰 발표와 상관없이, 한 마디로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맘 편하게 맡길 만한 후보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 경제 외교안보 복지 노동 문화예술 등 투표 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 많은데 이 모두를 두루 충족시킬 만한 후보가 선뜻 보이지 않는다고 말한다. 때문에 일각에선 사상 최악의 대통령선거라고도 지적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통령 자리에 오르는 순간 국가와 민족의 안위만을 생각하게 된다’는 어느 정치인의 말로 국민들은 위안을 삼아야 할까. 여전히 모호한 대선정국을 보면서 해보는 생각이다.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본문인용 등의 행위를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