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후면 2008학년도 수능성적이 발표된다. 이번에 시험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들 모두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얻기 위해 열심히 동분서주하고 있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를 족집게같이 선택하여 합격을 할 수 있을까에 모든 관심이 모여 있을 것이다.

수험생 자녀를 두었던 학부모들 대부분은 비슷한 시행착오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과거에는 일단 ‘명문대학에 붙고 보자’주의가 만연하다시피 하여, 학벌을 중시하는 체면치레의 풍조가 대학을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작용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의 사회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실용주의형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실용주의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일부 대학들은 기존의 교육과정과 학사운영제도를 과감히 개선해가고 있다. 효율성, 교육과정의 유연성 그리고 학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학사운영제도를 창의적으로 운영해가는 대학들이 최근에 부쩍 늘어가고 있다.

대학 선택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될 몇 가지를 생각보자.

첫째로 학생 자신의 적성과 능력 그리고 관심분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대학진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선택의 고려 요소는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학과나 전공이 개설되어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둘째는 대학 졸업 후 나아갈 직업분야와 전망을 예측해 보아야 한다. 학문과 연구인력양성중심대학과 취업을 일차 목적으로 하는 산업인력양성중심대학들의 특성을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학문과 연구중심의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라면 시대의 요구와 흐름과는 별도로 자신의 소신과 의지대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취업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학생이라면 본인이 졸업할 시점인 4-5년 후에 자신의 전공이나 학과가 산업현장에서 얼마만큼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를 면밀히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셋째로 학부모의 지원능력 즉, 경제능력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은 이미 성인이다. 본인 스스로 학비나 생활비를 해결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장학금이나 학자금 융자제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도 있다. 무조건 수도권 소재 대학만 고집하지 말고 자신이 처한 형편에 적합한 지역의 대학을 고려해 보는 것도 유익하고 용기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본인 및 부모의 경제력을 고려치 않은 맹목적인 타 지역 대학으로의 진학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넷째로는 선택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육과정 및 학사운영제도의 유연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어찌 보면 대학의 선택과 입학은 인생에 있어 시작에 불과할 뿐이다. 입학 후 상황변화에 따라 자유롭게 전과나 복수전공 그리고 융합학과나 계열에서 학점을 선택하고 이수할 수 있는지 여부, 이수한 학점의 분야에 따라 적절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융통성 있는 학사운영제도가 잘 마련되어 있는지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한다. 대학 졸업 후 본인의 전공이나 학과와 일치하는 일자리를 얻는 사람은 불과 30% 미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다섯째로 취업준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나 교수들의 열정과 관심도를 확인해야 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선택하고자 하는 대학의 취업률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교수나 동문들은 얼마나 성심성의를 다해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 하는지 등등을 꼭 알아 보아야 한다. 교수들과 동문의 관심과 열정이 취업의 물꼬를 트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지금까지 당부한 사항들을 참고로 하여,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대학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행운이 함께하길 기대해 본다.

한숭동<대덕대학 교수·국가인적자원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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