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 보석박물관서 설레는 주말 만끽

박물관 외부 공원
박물관 외부 공원
어느덧 가을도 뒷모습을 보이고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보석의 도시’ 전라북도 익산을 향하는 동안 차창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은 쌀쌀했고 창문너머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들은 겨울이 오는 것이 아쉬운지 가을의 끝자락을 쫓고 있었다.

대전을 출발해 1시간 30분만에 도착한 익산에서 먼저 찾아간 곳은 국내에 하나밖에 없다는 보석 박물관이었다. 햇빛이 반사돼 반짝이는 유리창과 박물관 입구의 작은 분수대에서 솟구치는 물기둥은 보는 것만으로도 방문객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했다. 보석 박물관 초입에 들어서면 거대한 보석반지 조형물이 손님을 맞는다. 영원한 빛으로 불리는 이 반지 조형물의 중심부 하층에는 다이아몬드 형상물을 배치해 놓아 낮에는 햇빛에 반사되고 야간에는 내부에 설치된 조명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형형색색의 빛을 뿜어내도록 해놨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면 전시관이 나온다. 무려 11만여 점이 넘는 진귀한 보석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설렘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졌다. 그리고 2층에 들어서자 마자 눈앞에 펼쳐진 보석들의 자태에 ‘우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여기저기 둘러봐도 온통 진귀한 보석뿐이었다. 보석의 세계에 초대받은 느낌이었다. 보석의 절단면을 형상화해 만든 거울 벽면과 광섬유를 활용해 천정을 꾸민 터널 공간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빛이 났다. 그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미륵사지 목탑을 본떠 보석으로 제작한 축소 모형이었다. 목탑의 구조와 기와는 크리스털과 아크릴을 사용해 만들었고 첩탑과 풍경은 18k금으로 재현했다. 벽면의 모자이크 벽화는 조선시대 용상벽화인 오봉상 일월도로 터키석과 아벤 츄린 등 17종류의 보석 총 4만 7000여 점을 붙여 꾸며 놓았다. 어찌나 화려하던지 눈이 떼어지질 않았고, 양 손은 어느새 낙지의 빨판처럼 유리창에 딱 달라붙어 눈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조심하세요. 그러다 유리 깨지겠어요”라며 단체손님을 안내하던 직원이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한참을 우스꽝스럽게 서있어야만 했을 정도다.

자리를 옮기면서도 아쉬운 마음에 몇 발짝 못가 고개를 돌렸는데 멋진 곳에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올 때의 서운함이 들었다.

발걸음을 옮겨 들른 곳은 ‘감동의 장’ 전시실이었다. 보석 감상은 물론, 다양한 보석에 대한 지식도 쌓을 수 있다. 10월-오팔, 11월-토파즈, 12월-터키석 등 탄생석에 얽힌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이밖에 보석의 탄생을 볼 수 있는 ‘체험의 장’, 보석의 역사를 알려주는 ‘인식의 장’ 등 둘러볼 전시실이 많다.

보석 박물관이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었다면 이번엔 아이들의 눈을 즐겁게 해줄 만한 곳으로 가보자. 공룡 모형과 화석을 살필 수 있는 전시관이 바로 그곳이다. 박물관에서 나와 불과 5m 정도만 걸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넘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시관으로 들어서면 토층에 묻힌 공룡화석은 물론 공룡의 주요 발견지와 진화 계통을 자세히 체험할 수 있다. 고생대의 삼엽충과 암모나이트 그리고 신생대의 가재 화석까지 지구환경의 변화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야외에는 공룡들의 모형이 꾸며져 있어 아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박물관을 벗어난 뒤 차로 30분쯤 떨어진 함라면의 외곽지역에 만들고 있다는 돌담다리를 보러 갔다. 하지만 물어물어 어렵사리 찾아간 곳에는 멋스런 돌담다리 대신 아직 공사중이라는 푯말이 서 있었다. 조만간 완공돼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라니까 외지 손님들은 주민에게 물어보거나 함라면사무소에 들른 뒤 찾아 나서는게 좋겠다. 이곳 말고도 박물관 주변으로 함벽정과 미륵사지 등 추가로 둘러볼 만한 곳이 있으므로 가족이 주말여행을 와도 손색이 없다.

<글·사진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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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ㆍ화석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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