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가 숨쉬는 논산

계백장군 묘소
계백장군 묘소
딸기로 유명한 충남 논산은 부모와 남자들에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는 곳이다. 부모들은 눈물을 머금고 이곳을 찾고 아들들은 군대에 가기 위해 이곳을 찾게 된다. 군 입대의 첫 관문인 훈련소가 있어서인지 논산 하면 왠지 군인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논산은 숨어 있는 관광지가 의외로 많다.

대전에서 40분이면 만나는 관촉사는 논산을 대표하는 사찰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잘 알려진 은진미륵(석조미륵보살입상)이 자리 잡고 있다. 보물 제218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높이가 무려 18m에 이른다. 흔히 사람들은 은진미륵의 특이한 생김새를 먼저 기억한다. 체구에 비해 얼굴이 큰 편이며 옆으로 긴 눈, 넓은 코, 꽉 다문 입 등에서 좀 우스꽝스러운 이미지이지만 그 앞에 서면 장엄함에 숙연함이 느껴질 정도다. 은진미륵 바로 앞에는 큰 석등이 있다. 석등 앞쪽에는 연꽃무늬를 새겨놓은 배례석이 있는데 충남유형문화재다. 다른 사찰에서 볼 수 없는 윤장대도 있다. 윤장대란 경전을 넣은 책장을 돌리는 대라는 의미이다. 회전식 불경보관대를 전륜장, 전륜경장이라고도 하며 이것을 돌리기만 하면 경전을 읽는 것과 같은 공덕을 쌓을 수 있다.

이곳에서 나와 5분 정도 가면 부적면에 위치한 탑정호가 나온다. 풍광도 아름다운데다 저수지 옆으로 길이 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제격이다. 차로를 따라가다 보면 음식점과 카페가 자리 잡고 있어 찾는 이로 하여금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탑정호에서 나오면 바로 맞은편에 백제군사박물관이 보인다. 계백장군 묘소 주변 부지에 있는 백제군사박물관은 백제와 군사라는 성격을 부여하여 전시물을 구성, 백제시대의 유물은 물론 그 시대의 군사적 모습을 전시하는 등 백제의 군사문화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게다가 오색 빛으로 산들이 물들어가는 자연과 잘 어우러져 주말 가족여행으로도 안성맞춤이다.

이곳을 빠져나와 국도 23호선을 따라 노성면 쪽으로 향하면 윤증고택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는 세 가지 비밀이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비틀어진 집의 앉음새에 대한 것, 두 번째는 시선에 대한 것, 세 번째 비밀은 문이다. 특히 미닫이 여닫이문으로 불리는 이 비밀의 문은 4쪽으로 된 미닫이 창호문을 양옆으로 드르륵 밀어 연 뒷문을 툭 밀면 여닫이문처럼 활짝 열린다. 고택에서 가장 눈을 끄는 것은 단연 사랑채다. 이곳에서 어떤 창이나 문을 열어도 한 폭의 그림이다. 마당쪽으로 난 창이나 문은 말할 것도 없고 안채쪽으로 난 창을 열어도 조형적인 담벼락과 굴뚝들이 기막힌 그림을 선사한다.

<글·사진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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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고택
윤증고택
풍광이 아름다운 부적면 탑정호
풍광이 아름다운 부적면 탑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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