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부력(富力)은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말씀이다.

10월은 ‘문화의 달’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20일은 ‘문화의 날’로 지정돼 있다. 정부가 국민의 문화 창달 진작과 문화예술에 대한 참여를 높이기 위해 ‘문화예술진흥법’에 근거, 방송의 날과 영화의 날, 잡지의 날 등을 통합해 제정된 날이다.

문화의 경쟁력은 단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백년, 오백년, 아니 천년을 내다볼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한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정치적 이용이나 독단, 그리고 단편적인 논리만으로는 국가의 미래를 열어갈 수도 책임질 수도 없다.

따라서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도시일수록 도시문화의 색채가 강하고 또 그들의 문화는 그 나라와 도시를 지키고 발전시킨 힘이 되어왔다. 국민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 문화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민족의 힘이다.

◇창조도시 건설 문화가 기초다

한 도시의 수준은 그 도시의 문화지표에 따라 큰 차이가 있다.

그런데 일부 시민들은 대전이 타 도시에 비해 역사가 짧아 문화유적이 적고, 문화예술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적 인프라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한다.

그러나 대전은 갑천을 중심으로 노은동, 용호동 등 선사문화시대부터 조상들이 삶을 영위해 온 터전이 존재하고 있다.

지역 문화 기반시설도 그동안 꾸준히 확충돼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 1관당 평균 수용 인구가 7만 7000명으로 서울, 부산, 광주와 비교할 때 여건이 가장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도 선사박물관, 이응노미술관, 둔산도서관이 개관돼 운영중이며, 노은도서관과 무형문화재전수회관, 웃다리농악 전수교육관도 건립중에 있다.

하드웨어적인 문화 인프라 확충 이외에도 시립예술단에 세계적인 지휘자와 국내 최고의 안무자를 초빙, 수준 높은 기량과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시민들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대전의 문화 여건 조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대전시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대전건설’을 위해 과학과 문화예술이 접목된 ‘미래 지향적 창조도시 대전’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욕구 충족과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예술을 통해 대전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양서와 공연으로 풍요로운 가을을

가을은 마음의 양식을 쌓기 좋은 계절이다.

대전시는 ‘책 읽는 도시, 행복한 대전’을 만들기 위해 지난 7월에 ‘희망의 책 대전본부’ 출범식을 갖고 책으로 행복한 도시 선포식을 가졌다.

이는 성리학의 큰 흐름의 하나인 기호학파의 본 고장이자 충청도 양반 선비도시로서의 전통을 이어받아 독서가 일상화된 도시로 거듭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선조들의 말이 있다. 양서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쌓을 수 있는 달이 되길 바라 본다.

또 문화의 달인 10월에는 곳곳에서 크고 작은 음악회와 전시, 축제가 펼쳐진다.

가까운 공연장이나 전시회를 찾아 좋은 공연과 전시를 만끽하고 여유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생활의 활력소가 됨은 물론, 지역의 문화예술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킬 힘이 된다.

문화의 달 10월에는 할 일이 많을 것 같다. 공연장을 찾아 좋은 공연을 감상해야 하고, 틈틈이 책을 통해 마음의 양식도 쌓아야 하고…. 대전의 문화의 힘이 가을 하늘처럼 높아지길 기대해 본다. 정하윤<대전시 문화체육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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