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최초 軍테마공원 퇴역 상륙ㆍ구축함 원형 보존 전투함 갑판 함상카페 가볼만

당진 ‘삽교호 함상공원’
당진 ‘삽교호 함상공원’
충남 당진 하면 조개구이, 대하구이 등 다양한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고만 생각하지만 특별한 이색체험공간이 자리 잡고 있다. 대전에서 공주를 거쳐 아산을 지나 삽교호관광지 이정표를 따라 2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당진군 신평면 운정리. 불어오는 바닷가 갯내음과 갈매기 소리에 이끌려 부둣가 근처를 따라가다 보면 해군부대를 연상케하는 동양최초의 군테마공원인 삽교호함상공원을 만나볼 수 있다.

4년 전 삽교호에 위용을 드러낸 함상공원은 퇴역한 상륙함과 구축함으로 꾸민 공간으로 5인치 함포를 비롯해 미사일과 어뢰, 기관포 등이 원형 그래도 보존되어 있다. 상륙함은 길이 100m, 폭 15m, 4000t 규모로 미국에서 제조한 것을 1958년 국내에 들여왔고, 99년까지 우리 바다를 누비다 퇴역했던 함정이다. 승조원은 120명. 전쟁이 터지면 해병 500명과 함께 수륙양용전차 15대, 트럭 15대를 싣고 상륙작전을 감행했다고 한다.

상륙함 실내는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시실로 개조됐다. 충무공 이순신의 거북선과 장보고의 무역선 모형이 재현돼 있다. 어린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전시물은 한산대첩 매직 비전. 세계적 해전으로 꼽히는 한산대첩의 현장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상륙함 옆 구축함(전투함)은 체험관 위주로 꾸며졌다. 길이 120m, 폭 12.5m로 아파트 15층 높이의 규모인 이 곳에는 어뢰를 비롯해 함대공, 함대지포 시스템 등 장비들이 생생하게 보존돼 있어 아이들의 흥미를 돋운다.

통신기기와 레이더 등이 설치된 전투정보실에 붙어 있는 ‘졸면 죽는다’ 등의 색 바랜 경고문은 당시 해군의 긴박한 일상을 충분히 엿보게 한다. 전투함 내부는 해군 병사들의 의식주 공간을 살펴볼 수 있어 더 흥미롭다. 망망대해에서 장기간 생활해야 하는 해군의 특성상 걸이식 침대와 세면장, 의무실, 세탁실 등 오밀조밀한 세간 살이와 수납공간이 이채롭다.

이곳을 빠져나와 생각하니 마치 마을 하나를 배에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두 대의 군함을 다 둘러보고 들른 곳은 2층에 있는 비상용 전투식량을 판매하는 식당이다. 전투식량 체험은 전국 유일하게 함상공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체험으로 김치국밥, 김치비빔밥, 야채비빔밥, 쇠고기비빔밥 등의 간편식이 준비돼 있다.

서해 바다의 운치 속에 차 한 잔을 마시고 싶다면 전투함 갑판에 마련된 함상카페에 가보자. 고급스런 실내 인테리어와 꽃들이 어우러진 이 곳은 연인들에게 낭만의 공간을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공원 입구에 전시된 탱크와 장갑차, 6·25때 사용된 전투기와 전투함의 거대한 스크루는 사진 촬영의 포인트라고 한다. 입장료는 어른 5000원, 어린이 4000원. ☎041(363)6960

<황진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본문인용 등의 행위를 금합니다.>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