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왕릉 모두 中에” 주장

고구려 23대 안원왕릉
고구려 23대 안원왕릉
고구려가 국내성에서 평양으로 천도한 이후에도 왕릉은 지금의 중국 지린성(吉林省) 지안(集安) 일대에 썼다는 주장이 중국학계에서 제기되재 국내학자들이 비판하고 나섰다.

지린성 사회과학원이 발간하는 중국 동북지역 고고ㆍ역사학 전문잡지인 ‘동북사지(東北史地)’ 최신호(2007년 4기.7-8월호)에 실린 ‘고구려왕릉 통고(高句麗王陵通考)’라는 논문에서 밝혀졌다.

지린성 장백산문화연구회 장푸여우회장과 지안시박물관 연구원들인 쑨런제, 츠융 등이 공동 필진한 이 논문은 고구려 역대 왕 28명의 왕릉을 현존하는 무덤과 일대일로 비정(比定.미상 물체에 대해 유사한 다른 물체와 비교해 성질을 정함)하면서 20대 장수왕 때(427년) 평양으로 천도한 뒤에도 고구려가 왕릉을 국내성 일대에 축조했다고 주장했다.

장수왕 이후 마지막 보장왕까지 재위한 고구려왕은 모두 9명. 이 중 당으로 끌려간 보장왕을 제외한 8명은 평양에서 죽었다.

이 논문은 문헌기록과 고고학적 발굴 성과 등을 토대로 21대 문자명왕에서 27대 영류왕에 이르는 7명의 왕이 묻힌 왕릉을 각각 ▲지안시 우산(禹山) 아래 무덤떼 2112호분(21대 문자명왕) ▲오회분(우산 아래에 있는 5개의 고분군) 1호(22대 안장왕) ▲오회분 2호(23대 안원왕) ▲우산 2114호(24대 양원왕) ▲우산2113호 사신총(四神塚.25대 평원왕) ▲오회분 3호(26대 영양왕) ▲오회분 4호(27대 영류왕)로 지목했다. 이 무덤들은 모두 지안에 소재한다.

반변 사단법인 고구려연구회는 14일 배재대 학술지원센터에서 개최하는 제46차 학술발표회 주제로 이번 논문을 비판할 예정이다. 발표자는 서길수 서경대 교수가 맡았다.

서 교수는 이 같은 중국학계 주장이 “참으로 놀라운 발상이고, 지금까지 그 누구도 주장하지 못했던 뜻밖의 논리”라면서 “고구려 후기 7명의 왕에 대한 왕릉을 모두 비정한 것은 그 시도 자체부터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평양 주변에는 5-7세기 왕릉급 무덤이 많아 평양 천도 이후에는 평양 주변에 왕릉이 조성됐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럼에도 중국학계가 이런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은 “고구려 왕릉은 모두 중국에 있기에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는 결론을 이끌어가기 위한 포석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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