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기 추정… 얼굴ㆍ옷주름 세부묘사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제작시기는 8-9세기 경으로 불교미술의 중흥기인 통일신라시대다. 마애불상의 균형잡힌 신체비례, 얼굴의 세부묘사, 몸체의 양감 및 사실적인 옷주름 등은 당시 뛰어난 조각솜씨를 보여준다.

통일신라시대 마애불상은 총 40점으로 8세기 12점, 9세기 28점(한국문화사학회 연구)으로 미륵신앙과 아미타신앙, 약사신앙이 주류를 이뤘다. 미륵신앙은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 전반에 걸쳐서 신봉되었으며, 아미타신앙은 통일신라 중대에 가장 성행했다. 약사 신앙은 8세기 말에서 9세기 중반에 유행하였다. 약사 신앙은 미타, 관음, 지장 등 대승의 주요 신앙이 모두 담겨있는 것이 특징으로 질병이나 기근, 도적 등의 재난으로부터 벗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일신라시대 마애불상이 당시 유행한 현세구복적인 신앙은 물론 호국불국토를 이루고자 했던 당시 신라인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통일신라에 대표적인 불교미술은 석굴암 본존불(아미타여래좌상)로 화강암으로 조각된 세계적 걸작이다. 세련된 조각미가 잘 표현돼 한국불상 중 최고 위치를 자랑한다.

감산사 석조 미륵보살 입상, 경주 남산 신선암 마애불,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등도 이에 비견할만 하다. 열애곡 마애불상 역시 석굴암 본전불에 견줄만한 걸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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