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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논의 ‘첫 마음’ 으로 돌아가자

2007-07-16기사 편집 2007-07-15 1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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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국회에서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로스쿨 법)이 통과됐다. 문민정부가 로스쿨에 관한 논의를 시작한 지 13년의 세월이 흘렀고, 로스쿨 법안이 국회에 상정된 지 1년 9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뤄진 일이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법학교육 및 법률가 양성에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점만큼은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로스쿨 법은 법학교육 및 법률가 양성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 기존의 사법시험 제도는 어떻게 되는지, 로스쿨 졸업자는 어떤 시험을 거쳐서 어떤 자격을 취득하게 되는지, 만약 사법시험을 대체할 변호사시험(가칭)이 생긴다면 응시자격은 무엇이며 시험과목 및 전형방법은 어떻게 되는지, 판사와 검사는 어떻게 선발하고 또 어떻게 직무교육을 시킬 것인지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그러므로 로스쿨 법 시행령을 비롯하여 로스쿨의 구체적인 인가기준 등을 조속히 마련하고, 사법시험법을 대체할 변호사시험법(가칭)은 물론 변호사법, 법원조직법, 검찰청법 등 관계법령의 제정 및 개정 등 후속조치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로스쿨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로스쿨을 둘러싼 논의를 보면 총 입학정원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은 변호사 배출 및 로스쿨 인가대학의 수와 깊은 연관성을 갖고 있으므로 관련 당사자의 이해관계에 근거한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총 입학정원 1200명을 주장하고 한국법학교수회는 4000명을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유념할 것이 있다. 로스쿨의 총 입학정원 책정은 로스쿨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며, 로스쿨 시스템 전체를 조망하는 거시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로스쿨을 도입하려고 논의를 시작했던 ‘첫 마음’(初心)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로스쿨을 도입하려고 했던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우리 국민에게 세계기준(Global Standard)에 걸맞은 양질의 저렴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법률 소비자 주권을 확보해 주자는 것이다. 둘째는 세계무역기구(WTO) 및 자유무역협정(FTA)에 의하여 주도되는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국제경쟁력 있는 법률가를 양성함으로써 국익을 수호하자는 것이다.

현재 전국의 250개 시·군·구 가운데 변호사가 한 명도 없는 소위 ‘무변촌’이 120여개에 달한다. 200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변호사 1인당 국민 수는 9564명으로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최하수준이다. 서민들에게 변호사 사무실의 문턱은 여전히 높게 느껴지고 판사와 검사의 업무과중은 가히 살인적이다. 또한 지금 상황이 그대로 지속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계 대형 로펌들이 법률 서비스 시장의 태반을 잠식하게 될 것이다.

서둘러야 한다. 우리의 법률 서비스 시장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시장적 경쟁원리가 양질의 저렴한 법률 서비스의 제공을 촉진하고, 수준 높은 법률가의 공급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 세계화의 도도한 흐름을 거역한 채 법률 서비스 시장에만 경쟁원리를 도입하지 않고 버틸 재간도 없다. 로스쿨이라는 새로운 법학교육 및 법률가 양성 시스템에 의하여 국제경쟁력을 갖춘 양질의 변호사 수를 획기적으로 증대하여 ‘양’과 ‘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지금은 정부와 법조인 및 법학교수가 ‘첫 마음’으로 돌아가서 로스쿨 앞에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적극 협력할 때다. 그래야 로스쿨의 첫 단추를 성공적으로 꿸 수 있다.

김용욱<배재대 법과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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