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한 여자배구 KT&G 최광희

“코트는 떠났지만 전 아직도 배구를 사랑하고 배구인이고 배구와 함께 제2의 인생을 만들어 갈 겁니다.”

지난 6일 여자프로배구 KT&G아리엘즈의 왕언니 최광희 선수가 23년 정든 코트를 떠나 평범한 생활로 돌아갔다. 20여 년을 기숙사 생활을 하느라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없었던 탓에 요즘 최 선수는 가족들과의 사랑을 나누는 즐거움에 푹 빠져있다. 11일 최 선수와 전화 연결을 통해 그간의 배구인생에 대해 들어봤다.

▲아쉬움이 남을 것 같은데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아쉬움이 없을 수는 없지요. 젊음과 함께 20여 년을 배구공과 같이 지내서인지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더라고요. 배구에 대한 열정이 남아서 인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전진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많아 너무 좋아요.

▲선수생활을 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은퇴를 선택한 이유는

-은퇴를 선택한 것은 척추 디스크 수술을 받아서에요. 몇 년 전부터 허리가 아팠는데 그냥 근육통이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병원에 가보니 디스크가 많이 진전됐다고 하네요. 그래서 인공 뼈를 삽입하는 대수술을 받았어요. 배구를 좋아하기에 남으려고 생각도 했지만 몸이 아프다 보니 은퇴를 선택하게 됐네요.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프로 원년우승을 우리 팀이 이루었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전력상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선수들의 단합된 모습으로 다른 팀과의 실력차이를 극복하고 우승을 차지해 너무 기뻤어요. 또 1998년 1월 한일합섬 배구단이 IMF체제를 맞아 해체됐는데 그해 11월 담배인삼공사(현 KT&G)가 팀을 창단해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어요. 10개월간의 백수생활을 끝내고 유니폼을 처음 입던 날이 내겐 새로운 시작이었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여러 가지 알아보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전력분석관 쪽으로 공부하고 싶어요. 우리나라는 분석관이 있는 팀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이쪽으로 눈을 돌려 한국배구 실력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주고 싶어요.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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