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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위하여

2007-05-14기사 편집 2007-05-13 17: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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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이라는 긴 세월 역사를 공부하며 줄곧 역사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런데 이제야 겨우 역사란 무엇인가 그리고 역사의 주제는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대해 답을 할 만한 경지에 이른 것도 같다. 우리들의 조상이 처음 지구에 그 모습을 드러낸지 과연 얼마나 되었는지 분명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100만 년 전이건 150만 년 전이건 인간은 무엇을 추구하며 여기까지 왔는가. 그것이 나의 오랜 세월 동안 관심의 초점이었다. 이제 겨우 그 답을 얻었다고 하면 그 결론을 가지고 살 수 있는 세월이 그리 길지는 않다는 것이 유감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제 나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역사의 주제는 자유이다. 자유를 찾아서 자유를 위하여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라고 외친 사람도 있었다. 철학자들의 결론도 “인간 생존의 유일한 기초는 자유”라는 것이었다. 히틀러 때문에 유럽의 하늘에 온통 불길한 전운이 감도는 사실을 목격하고 당시의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대통령은 1941년 6월 1일 미국의회에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4대 자유’를 제창 하였다. 첫째가 언론의 자유이고, 둘째가 신교의 자유이다. 셋째는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넷째는 ‘공포로부터의 자유’. 그런데 그는 4대 자유를 내세우면서 그 항목마다 ‘세계 어디서나’라는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덧붙였다. 4대 자유는 어느 나라에서나 보장되어야 할 가치이므로 미국이나 유럽에 국한된 가치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미국은 자유를 위해 1차,2차 세계대전에서는 물론 한국전과 월남전에서도 자유를 위해 싸웠고 이라크 전쟁에서도 그 근본 취지에는 변함이 없는 것 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쇠퇴의 길을 더듬어야 했던 미국은 한국전에서는 비겼고 월남전에서는 패했고 오늘 이라크 전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허나, 결과야 어떻건, 미국이 자유를 위해 존재하고 자유 때문에 싸워왔다는 사실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국이 북이 가졌다고 믿어지는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기위해 오는 9월에는 두 나라 사이에 종전 선언이 선포되고 내년 5월 쯤 가면 김정일의 북과 부시의 미합중국 사이에 수교가 가능할 것이라고 미국 주한 대사 버시바우가 한국의 몇몇 정치인 앞에서 분명하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물론 두고 봐야 할 일이긴 하지만 미국이 이미 66년 전에 천명한 ‘4대 자유’의 그 원칙을 바탕으로 수교가 과연 가능하겠는가. 한번 따져 볼 필요는 있다. 앞으로 대등하게 미국과 국교정상화를 해야 할 북한에 무슨 자유가 있는가. 북에 언로의 자유가 있는가. 북에 신교의 자유가 있는가. 북에 궁핍으로부터의 자유가 있는가. 북에 공포로부터의 자유가 있는가. 철통같은 독재로 다져진 조선인민공화국과 무엇을 근거로 미국은 수교를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오늘의 한국은 미국이 하는 일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 나라에서 알아서 할 일이긴 하지만, 북의 2000만 동포의 자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대한민국은 앞으로 어떤 자세로 미국을 대하고 북한을 대할 것인지, 그것이 문제이다. 한반도의 남과 북도 미국처럼 국교정상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인가. 북의 독재자와 그 체제를 그대로 두고, 막강한 군사력을 그대로 두고, 대한민국과 인민공화국의 국교정상화가 가능하다고 믿는가. 그걸 믿는 사람이 있다면 제정신은 아니다. 그야 물론 이것이 한반도를 공산화 하기위한, 더 나아가 김정일로 하여금 통일된 조국의 초대 대통령이 되게 하기 위해서라면 할 말은 없다. 평등이라는 가치보다도 자유라는 가치가 더 소중하다는 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 아닌가. 아무리 평등을 내세워도 아무리 다른 가치를 앞세워도, 자유가 없으면 소용없는 것 아닌가. 17대 대통령 선거가 멀지않다. 대통령이 되어 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문제되는 것도 아니고 또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다. 다만 “자유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그런 비장한 각오로 나서는 지도자는 왜 없는가. 대통령 후보 경선에 관한 ‘룰’ 때문에 후보자들 끼리 서로 물고 뜯으며 싸운다는 것은 어리석다 못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어찌하여 자유에 대한 아무런 소신도 없이 청와대의 주인이 되겠다는 한가지 욕심 때문에 저렇게 날뛰는가. 차마 눈뜨고 못 보겠다. 김동길<연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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