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 태어난 사실을 나는 늘 고맙게 생각한다. 동시에 자랑스럽게도 여기면서 80년의 긴 세월을 살아왔다. 물론 부모가 한국 땅에 사는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여기 태어난 것이 사실이지만 아무리 석유가 펑펑 솟아 오르는 나라라고 하더라도 저 아프리카 사하라 근처에서 태어나지 않은 사실이 고맙기만 하다. 그런 땅, 그런 나라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거의 느낄 수가 없다. 그늘에 서면 불어오는 바람이 조금 시원하게 느껴질 뿐 어딜 가나 강렬한 태양광선-오죽하면 피부 빛깔이 저렇게 검게 타버렸겠는가.

작곡가 비발디는 어느 나라의 ‘4계’를 보고 저런 아름다운 곡을 만들었을까 감탄하지만 아마 한반도의 춘하추동을 경험했다면 더 아름다운 작곡을 할 수 있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봄은 봄대로, 여름은 여름대로, 가을은 가을대로, 겨울은 겨울대로 아름답기 그지없는 땅이 한반도 이다. 그런 중에도 이 땅의 봄, 봄은 확실히 계절의 여왕이다.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진달래 꽃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봄 왔다. 기다리던 봄이 왔다. 진달래 뿐 인가. 복숭아 꽃, 살구 꽃, 목련, 개나리도 피었다. 높은 산은 아니고 낮은 산이라도 이 화려한 계절에 한번 올라가 둘러보라. 왜 먼지에 황사까지 범벅이 되어 뽀얗다못해 뿌연 도심지의 으슥한 곳에 앉아 잡담이나 험담만 하지 말고 “진달래 꽃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를 한번 노래해 보라. 대통령 이라는 사람을 비롯하여 그 밑에서 한 자리 한다는 자들-이렇게 속이 좁아가지고야 어떻게 우리들의 조국 대한민국을 태평양의 새 시대의 주역이 되게 하겠는가. 권력자여, 교육에서 손 좀 떼라. 경제에서 손 좀 떼라. 앞으로 있을 모든 선거에서 손 쫌 떼라. 백화만발하게 좀 버려둘 수 없는가. 학교일은 학교에 맡기면 안 되는가. 평준화는 안 된다. 본고사도 안 된다. 기여 입학은 절대 안 된다. 그러지 말고 학교 당국을 향해 “알아서 하시오”라고 왜 한마디 못하는가.

돈 좀 벌어 보겠다는 자들을 벌게 내버려 두면 어떤가. “가진 자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라는 등등의 쓸개 빠진 주장을 하지 말고 세금이나 꼬박 꼬박 받아낼 궁리나 해라. 3억에 샀던 집이 몇 년 뒤에 5억이 되었다면 권력을 가진 자들이 물가를 잡지 못해 그렇게 된 것 뿐인데 어쩌자고 집 한 채 밖에 없는 사람에게 과다한 세금으로 때려잡으려 하는가. 누구든 한국인이 좀 좋은 집에 살면서 인생을 즐긴다고 왜 그렇게 배가 아파하는가.

권력을 가진 자들이여, 신문하는 사람들 너무 못살게 굴지 말고 마음대로 글도 쓰고 마음대로 대통령 비판도 하고 마음대로 신문도 팔아서 좀 언론계를 활기차게 만들어요. 코드가 맞는 놈들 끼리 하다 오늘 나라가 이 꼴이 된 것 아닌가. 국민에게 자유를 잃으면 모든 잃게 되는 것이니 절대로 한반도가 적화통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나 좀 힘주어 가르쳐요. 북에 대해 제발 굽실거리지 말고 자유가 있는 나라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고 김정일을 향해서도 “정치를 좀 잘해서 북의 2000만 동포가 굶어 죽지 않고 떳떳하게 살 수 있게 하라”고 말하지 못하고 왜 그 앞에서 빌빌하는가.

사립학교법이 사립학교를 설립 운영하는 사람들의 목을 조르는 일이라고 절대 반대한다는데 왜 법을 바로잡아 주지 않고 엉뚱한 자들의 말만 듣고 사립학교를 경영하는 사람들을 모두 원수로 만드는가. 사학을 감사했더니 부정을 일삼는 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 당신네는 빈대 잡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우겠다는 격이 아닌가.

얼렁뚱땅 대통령도 되고 운동권에서 뛰다가 갑작스래 장관도 되고-혁명도 아닌데 어찌하여 이런 현상이 벌어져가지고 온 국민을 이런 실망과 낙담의 골짜기로 몰아넣는 것 인가. 대통령 후보를 낼 자격도 상실한 정당이 또 다시 대통령을 옹립하여 권력을 계속 붙잡고 있으려고 권모술수를 구사하는 것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이 아닌가.

“겨울이 오면 봄이 어찌 멀었으리오”라고 읊은 이는 영국 시인 쉘리였다. 겨울에도 우리가 낙심하지 않고 그 추위를 이겨낸 것은 봄이 올 것을 확신하였기 때문 이었다. 그 봄이 이제 오는 것이다. 아프리카나 동남아나 남미의 독재국가에 태어나지 않고 대한민국에 태어나 산다는 것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우리는 자유를 지킬 능력이 있고 자유민주주의를 되찾을 자신이 있다. 그래서 한국인으로 태어난 것은 그리고 한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되는 것이다. 봄을 노래하자. 자유민주주의를 노래하자. 이 아름다운 봄에 작은 ‘나’를 버리고 ‘큰 나’를 찾도록 하자. 진실로 이 봄에 어울리는 한국인이 되기를 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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