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ㆍ파워 토종선수들 압도

대전삼성화재-레안드로
대전삼성화재-레안드로
올 시즌 남자프로배구의 최대 관심사는 괴물용병들의 등장이다. 상대 센터들의 집중적인 견제가 우습다는 듯 상대 코트를 유린하고 있다. 지난 시즌 제 몸값을 한 용병이 숀 루니밖에 없었던 것과는 분명 다르다.

용병들의 잔치에 토종들이 들러리로 전락한 듯 해 씁쓸하기도 하지만 용병들의 불꽃 튀는 전쟁은 배구팬들에게 최고의 재미를 선사한다.

프로배구의 제2전성기를 이끌고 있는 용병은 삼성화재의 레안드로와 대한항공의 보비다. 이 둘은 부동의 남자배구 세계 챔피언인 브라질 태생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시즌 시작부터 각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레안드로와 보비의 신체조건은 똑같다. 키는 208㎝이며 몸무게는 98kg이다. 배구 선수로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게 배구전문가들의 견해다. 나이는 보비가 레안드로(23)보다 4살이 많다.

레안드로는 올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개막전에서 한 경기 최다득점(49득점)을 경신하는 등 하룻만에 9개부문의 기록을 갈아 치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삼성화재가 김상우의 부상에다 선수들의 노쇠화라는 부담을 안고도 리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결정적일 때 한 방을 때려주는 레안드로라는 걸출한 용병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레안드로는 파워와 높이에서 다른 용병들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단지 네트 플레이와 수비에 약한 단점을 보이고 있는 게 흠이다.

올해 용병 중 최고의 수확은 대한항공이다. 보비라는 삼바용병이 디펜딩 챔피언인 핸대캐피탈과 전통강호인 삼성화재를 꺾는 승리의 기쁨을 선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보비는 현대캐피탈과의 1라운드 경기에서 혼자 41득점을 올리며 상대전적 12연패의 사슬을 끊었다. 보비는 또 지난 3일 열린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도 7년만에 팀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보비는 남미 특유의 탄력을 이용한 파워넘치는 공격이 일품일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구미 LIG의 특급용병 프레디 윈터스는 프로배구 선수 중 가장 높은 서전트 점프(1m)를 자랑한다. 캐나다 국가대표 출신으로 숀 루니의 룸메이트였던 그는 곱상한 외모덕에 꽃미남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윈터스는 빠른 스피드와 자신의 장점을 이용한 높은 타점으로 이경수와 함께 팀의 공격을 리드한다. 팀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확실한 해결사 노릇을 해주고 있다.

지난시즌 MVP를 차지한 현대캐피탈의 숀 루니는 1라운드 부진에서 벗어나 2라운드에서 원조 용병의 위력을 되살리고 있다. 루니의 가장 큰 장점은 한국프로배구를 가장 잘 알다는 점이다. 높이와 파워에서는 레안드로나 보비에게 밀리지만 블로킹, 수비 등에서는 용병 중 최고라는 평가다. 세밀한 기술이 요구되고 있는 시간차 공격에서 공격 2위(75%)를 기록해 레안드로나 보비를 압도하고 있다. <黃陳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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