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47년, 미 공군 대위 찰스 예거는 최초로 초음속 시험 비행에 성공해 과학계에‘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불렸던 음속의 한계를 깨뜨렸다.

당시 과학자들 대부분은 마하에서 조종사와 비행기가 산산조각날 것이라느니, 조종사가 시간을 거꾸로 초월하거나 극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등 섬뜩한 예견들을 쏟아내며 인간이 음속의 한계를 깰 수 없다는 확신에 차있었다.

그런 우려에 예거도 공포심을 갖고 있었으나 벨 X-1호기에 탑승해 시속 700마일(마하1.06)로, 3주 후에는 마하 1.35로, 또 6년 후엔 마하 2.44 속도로 비행에 성공해 당시 깨뜨릴 수 없다고 여겨진 속도 장벽의 신화를 무너뜨렸다.

그 순간의 느낌을 예거는 이렇게 회고했다. ‘속도가 빨라질수록 비행은 더 편안하게 느껴졌다. 바늘이 마하 0.96을 넘어 초음속으로 비행할 때 마치 환각을 경험하는 것 같았다. 그 느낌은 아기 엉덩이만큼 부드럽고 편안했다. 그 때 난 잠시 어안이 벙벙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토록 걱정했던 음속을 막상 돌파하고 나니 오히려 실망스러웠기 때문이다. 미지의 세계였던 음속을 뚫는 것이 칼로 젤리를 가르듯 너무 쉬웠다. 훗날 그게 왜 그렇게 실망스럽게 끝날 수밖에 없었는지 깨달았다. 그건 진정한 장벽은 하늘에 있었던 게 아니라 초음속 비행에 대한 우리 인간의 짧은 사고와 경험에 있었기 때문이었다’라고.

즉 음속의 벽은 무너졌지만 실제 그 장벽은 인간의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보이지 않는 벽을 넘을 때 발전을 향한 진정한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조직의 구성과 운영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공식 중 하나다. 현상을 유지하려는 관행으로는 진보와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성원들의 잠재능력과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주변에 만연된 소음과 편견들을 먼저 극복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대전과 충남교육청이 지난달 말 행정직에 이어 다음 달 전문직과 교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는 양 교육감이 올 한해 자신의 교육철학을 실천하기 위한 중요한 선제조건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관습의 장벽을 깨고 능력인사를 하는 선례가 되길 기대해본다. 朴鄭植 <교육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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