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9만원짜리 유모차, 450만원짜리 유아용품 패키지. 아기용품이 이렇게 비쌀 이유가 있나요?”

2일 지역의 한 유아용품매장에서 만난 예비엄마 김모씨(26)의 얘기다.

지난해 유통업계 최고의 마케팅 전략 중 하나는 쌍춘년.

극심한 경기불황임에도 불구하고 유통업계는 쌍춘년이라는 호재 덕분에 그나마 한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 가전·가구· 침구 매출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예식·여행업계도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예식장에서는 사진·드레스 등을 최고급 상품을 이용하도록 강요하며 사실상 웃돈을 요구했고 여행업체도 낮은 가격으로 계약한 뒤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등의 횡포가 끊이질 않았다.

이런 부작용이 올해 ‘황금돼지띠 해’를 앞두고 재연될 것같아 씁쓸하다. 지역의 모 산후조리원은 지난해 약간의 시설 보완을 한 이후 20만원을 올려받고, 유통업체들도 몇만원 이상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품 응모권을 증정하고 있다. 모 백화점은 연간 행사 계획에 황금돼지 마케팅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이쯤되면 유통 및 관련업계가 올해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은 아닐듯 싶다.

유통업체 등 관련업계에 입장에서 ‘○○데이’ ‘××의 해’는 피해갈 수 없는 달콤한 유혹이다. 영리를 추구하는 이들이 상술로 이용하든,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든 무조건 탓할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고가의 유아용품 패키지상품을 잇따라 출시해 과소비나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저출산시대에 출산장려운동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뻔히 보이는 상술로 불신감과 위화감과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된다.

비싼 출산 육아비용 때문에 출산을 기피하는 현상이 야기되고, 출산율 저하가 곧바로 임신·출산·육아 산업 시장을 위축시키는 우축소탐대실(小貪大失)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元世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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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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