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맹·구단 미니화 적극적

지난27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V-리그 배구 경기에 젊은 남성팬들이 북적였다. 남자대표팀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프로 스포츠 중 유일하게 금메달을 딴 뒤 불고 있는 배구붐 탓인 줄 알았더니 염불에는 신경쓰지 않고 잿밥에만 신경쓰고 있는 눈치다. 여자선수들의 유니폼이 지난 시즌에 비해 길이가 짧아져 매끈한 몸매가 확연하게 드러난 탓이다.

지난해 까지만 해도 여자선수들의 상의는 민소매나 반팔 중 선택할 수 있었고, 하의는 길이와는 아예 상관없었다. 하지만 한국배구연맹(KOVO)이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각 구단에 유니폼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지난시즌보다 짧게 제시하면서 유니폼의 미니화를 이끌었다.

상의의 경우 민소매만 가능하고,길이는 블로킹등 손을 올렸을 때 배꼽이 드러날 정도로 짧아졌다. 하의는 국제규정에 맞춰 사타구니에서 바지끝단까지의 길이가 5cm를 넘지 않아야 하고 라인을 살리기 위해 몸에 밀착시켰다.

유니폼 색깔도 빨간색, 파란색등 원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토록 함으로써 비치발리볼에 가깝게 화려해졌다.

KT&G아리엘즈는 산뜻한 하늘색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매치시켜 화사하고 세련된 느낌을 부각시켰다. 원정경기 유니폼은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검은색으로 상, 하의를 통일시키는 대담함을 발휘했다. 지난해 반팔 유니폼을 입었던 도로공사는 KOVO가 권장한 사항보다 더 짧게 유니폼을 제작해 눈길을 끌었다.

짧아진 유니폼에 대해 선수들이나 배구팬 모두 대환영이다. 선수들은 유니폼의 길이가 짧아져 경기하기에 훨씬 편해졌다는 입장이고, 배구팬들은 여자선수들의 유니폼이 화려하고 섹시해지면서 경기 보는 즐거움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KOVO 관계자는 “유니폼이 미니화됐다고 하지만 지난 70년대 여자선수들의 유니폼보다 오히려 긴 편”이라며 “유니폼 색상이나 길이의 변화가 여자배구의 흥행을 주도하는 데 한 몫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林柾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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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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