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대전·충남지역에 올 들어 처음으로 많은 눈이 내리면서 모처럼 만에 겨울 분위기를 만끽하게 했다. 비록 눈으로 인해 발이 묶이고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했지만 오랜만에 내린 눈으로 거리가 온통 하얗게 변해 마음까지도 깨끗해지는 느낌이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요즘 각 기관이나 단체, 모임마다 송년회를 하느라 분주하다. 대부분 올 한해를 되돌아보고 묵은 감정이나 못했던 일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차분하게 내년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 흥청망청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대형 음식점이나 유흥가 밀집지역에서는 새벽이 되어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거리에는 취객들로 넘쳐나기도 한다. 이 때문인지 연말이면 취객들을 상대로 한 범죄도 기승을 부리고 각 경찰서나 지구대에는 옥신각신 시시비비를 따지는 취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 ‘경기침체’라는 말이 무색하기만 하고 유흥가와 불과 300-400m 떨어진 곳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그 어느 때보다 썰렁하게 보인다. 올해 2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전 사랑의 온도탑은 아직 1억원도 채우지 못했다고 한다.

보육원이나 노인복지시설에도 찾아오는 사람이다 후원이 예전만 같지 않다. 기업이나 단체에서는 ‘경기침체로 후원이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지만 요즘 밤거리를 보면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일부에서는 연말 송년모임을 간단하게 치르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 봉사활동을 벌이거나 함께 시간을 보내주기도 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겨울이 시작된 지 이제 겨우 한달이고 내년 3월이나 되어야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온다. 우리 주위의 이웃 가운데는 앞으로 두세 달을 추위에 더 떨어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주머니에 여유가 남아있다면 올 연말은 조금 검소하게 보내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사회부 사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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