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보존방침 불구 묘안없어 고심

보은군이 천연기념물로 보호받다가 말라 죽은 보은읍 어암리 ‘백송(白松)’ 처리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6일 군에 따르면 백송을 방부처리한 뒤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 부근 소나무 테마공원인 솔향공원으로 옮겨 영구보존할 계획이지만 키 15m, 몸통둘레 1.8m에 달하는 거목(巨木)을 뿌리 채 파 옮길 방법이 없어 애태우고 있다.

몸통과 가지가 흰 희귀종인 이 나무는 1792년 금릉 김씨 선조가 중국에서 종자를 들여와 심은 것으로 전해왔으며 1962년 천연기념물(104호)로 지정됐다.

수령 200년이 넘게 건강을 유지했지만 3년전 갑자기 뿌리 썩는 병에 걸려 1년여간 투병하다 말라죽어 작년 8월 천연기념물에서 해제됐다.

군은 정이품송, 정부인송(천연기념물 352호)과 함께 지역의 상징 소나무로 사랑받던 이 나무를 죽은 채로나마 보존키로 결정, 지난해 800여만원을 들여 방부처리까지 마쳤다.

그러나 정작 파 옮기는 작업을 앞두고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쳤다.

나무 위치가 비좁은 주택가 한 가운데 자리잡아 트럭과 중장비 접근이 쉽지 않고 거목을 뽑아 눕힐 여유공간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운송수단으로 굳게 믿었던 헬기마저 프로펠러에서 일어나는 바람 때문에 인근 주택에 피해가 날 것을 우려, 작업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백송 주변 도로가 폭 2.5-3m에 불과하고 인근 주택도 슬레이트 지붕 등으로 허술하게 지어져 헬기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나무를 관리하던 금릉 김씨 후손 등이 허락할 경우 몸통과 가지 등을 잘라 옮긴 뒤 접착제로 복원하는 방법 등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나무는 솔향공원으로 옮겨질 경우 몸통과 가지, 뿌리 전체를 다시 한번 방부처리 받게 된다.<報恩=陸鍾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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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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